• 검색

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이 고민하는 이유

  • 2023.09.07(목) 07:50

중국 배터리 수요 감소로 리튬·니켈 가격 하락
비쌀때 매입할 광물, 양극제 팔땐 떨어진 광물값 연동

/그래픽=비즈워치

지난해 전기차 수요 증가로 고점을 찍었던 리튬, 니켈 등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이 최근 하락세다. 과거 비쌀 때 광물을 매입했던 배터리 양극재 업체들은 울상이다. 판매계약 구조상 막상 판매할 땐 현재의 떨어진 원재료 가격을 기준으로 판매가격을 책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쭉쭉 떨어지는 광물 가격

런던금속거래소에 따르면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가격은 이달 5일 톤당 3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초 4만6000달러 수준에 비해 34.8% 하락했다. 니켈 가격 역시 하락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톤당 2만5000달러 수준이었던 니켈 가격은 올 8월 톤당 2만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2021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수산화리튬 가격 추이 / 그래픽=비즈워치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최근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자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재고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업계에선 당분간 광물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리튬 가격이 2028년까지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튬 채굴국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리튬 공급량이 수요 증가 속도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리튬 생산량은 올해 95만톤에서 오는 2030년 333만톤까지 늘어나는 반면 리튬 수요량은 79만톤에서 253만톤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재료 매입가격 대로 판가 연동 못시켜

광물을 직접 매입해 가공하는 배터리 양극재 업계는 리튬 가격 하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들은 오래전 매입한 광물가격과 무관하게 현재의 광물가격과 판매가를 연동하는 방식으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이다. 

양극재 업체들은 지난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비싼 가격으로 리튬을 매입했다. 하지만 양극재를 판매할 땐 올해 떨어진 리튬 가격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 탓에 마진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환율 하락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실제 LG화학·포스코퓨처엠·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양극재 제조 업체들은 리튬 가격이 하락한 지난 2분기 기대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LG화학 첨단소재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1846억원을 기록했고, 포스코퓨처엠 역시 지난해 2분기보다 5.6% 감소한 52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에코프로비엠은 작년 2분기 대비 11.5% 늘어난 영업이익 1147억원을 기록했지만, 당초 증권가 예상치(1289억원)를 밑돌았다.

양극재 업체들의 실적 둔화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이차전지 핵심 원재료인 리튬·니켈의 가격이 하락한 것이 3분기부터 양극재 판매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주요 광물 가격 하락으로 하반기 이차전지 소재·세트 판매가격 인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관측했다.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셀 업체들의 사정은 다르다. 이들은 소재 업체와 완성차 업체 모두와 판가 연동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다. 즉 소재 매입때나 셀 판매때 모두 현재 광물시세 기준으로 하기에 원재료값 변동에 영향이 거의 없다.  

배터리 셀 제조업체 관계자는 "계약을 체결할 때 판가 연동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리튬이나 니켈 등 주요 핵심 원자재 가격의 변동 폭을 미리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광물 가격 하락이 실제 마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다만 광물 가격 하락으로 제품 가격도 내려갈 수밖에 없는 만큼 매출에는 일부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