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재 핵심 원재료인 리튬 가격 하락세와 전방산업인 전기차 수요 둔화 속에 에코프로비엠이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국내 증권사들은 향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올해 3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8302억원, 459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5.4%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7.6% 줄었다.
에코프로비엠 실적 악화는 주요 원재료인 리튬 가격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재 기업은 사놓은 리튬 가격과 무관하게 현재 리튬 가격에 맞춰 판가를 결정한다. 따라서 비싼 가격에 리튬을 샀는데 판가는 하락했기에 수익성이 떨어진 것이다.
실제 올해 3분기 국내 양극재 기업의 삼원계 배터리 수출 단가는 1톤당 4만4226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1%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리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에코프로비엠의 4분기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추이를 감안할 때 4분기에도 양극재 평균 판매 단가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다"며 "높은 물가,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전방산업 수요 회복도 어려워 보여 실적 부진 흐름은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커지자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현재 과도한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목표 주가를 낮췄다. 최근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으나 여전히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다는 설명이다.
BNK투자증권은 기존 30만원에서 26만원으로 목표주가를 13% 하향했고, 하이투자증권은 35만원에서 27만원으로 23% 낮췄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낮추진 않았으나 23만원대인 현 주가보다 더 낮은 수준인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따른 과매수 영역으로 목표주가 20만원을 유지한다"고 전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양극재 기업의 주가는 개인, 신규 ETF 출시 등 수급 요인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밸류에이션이 과도하게 높아졌다"며 "실적 부진 우려 등으로 지난 8월부터 발생한 큰 폭의 주가 하락은 비정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 주가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됐음에도 2차전지 소재 업종 내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배터리 수요 둔화 우려, 바이든 정부 친환경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