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 이틀 만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씻는 모습이다.
코스피 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입성을 시작으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속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청사진이다. 또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의 자립도를 바탕으로 외부 판매를 늘려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상장 이튿날 '상한가'
20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 거래일 대비 15.38% 상승한 6만6000원으로 장을 연 후 금세 상한가인 7만4300원에 도달했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693억원으로 코스피 68위로 올라섰다. 공모가(3만6200원) 기준 시총인 2조5604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지난 17일 증권거래소에서 열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은 무궁무진하다"며 "지금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의 10년, 20년 후의 전기차 시대와 더불어 세계 시장에서 가장 인정받는 기업이 되도록 임직원 모두가 힘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코프로는 지난 17일 에코프로 그룹사 중 처음으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현재 에코프로 계열사 중 상장된 3곳(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은 모두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다.
이날 상한가 기록으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당분간 잠잠해질 전망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 직전 3분기 영업 적자를 발표하며 주가 우려를 키운 바 있다. 3분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매출은 2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지만, 영업손실 6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에 김병훈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대표는 실적 발표 이후 임직원·주주 대상 공식 서한을 통해 실적 부진에 대해 사과했다.
김 대표는 실적 부진 이유에 대해 "광물 가격 하락, 원자재 재고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고금리 영향으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유럽의 친환경 정책이 지연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했다"며 "당사도 이런 시장 환경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올 하반기 부진을 '단기적 성장통'으로 보고 있다. 당장의 실적 부진을 면치는 못하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시장의 성장성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여기 더해 김 대표는 "고가에 구입한 원재료가 모두 소진됐고 광물 가격 하락 폭도 축소되고 있는 점은 희망적"이라고 분석했다.
자신감의 근원 '전구체 밸류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미래 성장 자신감은 독자적으로 구축한 '밸류체인'에서 나온다. 2017년 설립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를 대량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전구체는 배터리 핵심 요소인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양극재의 가격과 품질을 좌우한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수명, 안정성 등의 특성을 결정짓는 중요 소재로 꼽힌다.
다만 현재 전구체 사업은 중국 업체들이 대부분 장악한 상태다. 국내 양극재 업체들도 화유코발트 등 중국 전구체 업체들과 협력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구체 원료인 니켈과 코발트를 직접 금속으로 정제·생산하는 기술 확보, 전구체 제조 과정을 내재화했다. 이를 통해 최고 수준의 하이니켈 전구체를 주력으로 만들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무역 구조가 형성되는 상황 속에서 차세대 국가 핵심산업인 이차전지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국내 전구체 자급률 확대는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단기적인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이번 코스피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도 공장 증설과 생산장비 확보 등에 투입한다. 또 친환경 원재료 매입 등 성장 동력 도모를 위한 투자금으로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오는 2027년까지 21만톤(t)의 생산능력을 갖춰 전 세계 시장점유율 7.5%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이는 글로벌 전구체 기업 중 5위 수준이다.
특히 에코프로 가족사를 넘어 매출처를 다변화해 독자 생존의 사업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외부 판매 비중 목표치는 오는 2025년 30%, 2027년 50% 수준이다.
김 대표는 “외부 판매 계획 목표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기존 제시된 외부판매비중보다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 회사들이 지배하는 전구체 시장에서 한국 전구체 대표 기업이라는 사명감으로 기술개발과 생산 캐파 확충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기는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이며 언젠가 먹구름 뒤에 감춰진 햇살이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