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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회장, 7년 만에 다시 꺼낸 화두는

  • 2023.10.19(목) 10:34

파리서 'CEO 세미나'…CEO 등 30여 명 참석
"변화 없으면 생존도 없다"…'서든 데스' 다시 꺼내
투자 시스템 재점검…거점별 '글로벌 통합법인' 추진

/그래픽=비즈워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년 전 처음 제시했던 화두를 다시 꺼내들었다. 현재 그룹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확실한 변화를 주문했다. 변화가 없다면 순식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이달 16일부터 18일까지(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CEO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했다.

SK그룹이 연례 경영전략 회의인 CEO 세미나를 해외에서 연 것은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에서 연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SK그룹이 파리에서 이번 세미나를 진행한 것은 세미나 주제가 글로벌 경영인데다 각 CEO들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이 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예정돼있다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지정학 위기 심화 등 대격변 시대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주요 글로벌 경제블록 별 조직 구축과 그룹 차원의 솔루션 패키지 개발 등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CEO들은 그룹 차원의 ‘글로벌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사업 경쟁력과 시너지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23 CEO세미나'에서 폐막 연설을 하고 있다 / 사진=SK그룹

최 회장은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다시 한번 ‘서든 데스’(Sudden Death, 돌연사)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서든 데스는 최 회장이 지난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 언급했던 화두다. '서든 데스’를 다시 들고 나온 것은 현재 그룹이 맞닥뜨린 경영 환경이 심각하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변화로 꼽았다.

그는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협력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새로운 글로벌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최 회장이 제시한 방향은 △글로벌 전략과 통합·연계된 사회적가치(SV) 전략 수립과 실행 △미국, 중국 등 경제 블록 별 글로벌 조직화 △에너지, AI, 환경 관점의 솔루션 패키지 등이다.

이어 최 회장은 사업 확장과 성장의 기반인 투자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 확보를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CEO들은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그룹 통합조직 같은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해 유기적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지난 2010년 중국에 설립한 SK차이나와 같은 그룹 통합법인을 다른 거점 지역에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키로 했다.

이어 구성원들이 스스로 미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제도적·문화적 여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AI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풀 운영 등 그룹 차원의 인재 인프라 구축 방안도 논의했다.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더불어 거버넌스 혁신까지 여러 도전적 과제들을 실행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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