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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공장도 '브레이크'…LG엔솔, 속도 조절 나섰다

  • 2024.07.22(월) 15:52

EV 인기 '방전'…"업황 살펴 재개할 것" 
미국 대선 결과도 변수…'트럼프노믹스' 힘 받나

/그래픽=비즈워치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에 건설 중인 전기차 배터리 3공장 건설이 일시 중단됐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및 글로벌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에도 미국 애리조나주에 단독으로 짓기 시작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22일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미시간주에 짓고 있는 3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했다. 해당 공장은 26억달러(약 3조6000억원)가 투입된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다. 당초 올해 하반기 준공, 내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아울러 연 생산 규모는 50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이는 1회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고성능 전기차를 약 7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이번 공장 건설 중단이 완전 중단 및 철수는 아니라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황을 예의주시한 후 향후에 건설 재개에 나설 계획이다. 

북미 내 LG에너지솔루션 공장 현황./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속도 조절 차원에서 얼티엄셀즈 3공장 내 설비 및 자재 반입을 늦추고 있다"며 "언제부터 건설을 다시 본격화할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예정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향후 투자 방향을 보다 상세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

또 "애리조나 ESS 공장은 당사 ESS 전략이 새로 수립되면서 라인 조정차 일시중단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부 전기차 배터리 공장 라인을 ESS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가 구체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처럼 투자전략에 변화를 준 것은 전기차 시장 캐즘 여파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22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전기차 성장 둔화세는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2021년 109%로 최고치를 찍은 후 2022년 56.9%, 2023년 33.4%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시장이 역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추이./그래픽=비즈워치

올해 5월 누적 기준으로는 더 꺾인 모양새다. 이 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564만대로, 전년 동기(464만대) 대비 증가율 21.5%에 그쳤다. 

실제로 GM은 올해 전기차 생산량을 이전보다 5만대 적은 20만~25만대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포드도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차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테슬라는 멕시코 공장 신축 계획을 늦췄다.

이와 함께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도 배터리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전기차 의무화'를 폐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국 대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미국 정부의 전기차 정책이 크게 바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지난 4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공격적 확장 보다 속도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공격적인 수주와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인력·설비·구매 등 분야서 많은 비효율이 발생했다"며 "꼭 필요한 시점에 적절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는 민첩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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