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 당기순이익이 반토막 났다. 주력인 철강이 중국 저가 공세에 부진했고, 미래 먹거리로 키운 이차전지 사업부마저 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는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 투자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손상차손·평가손실 등 손실만 1조3000억
3일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은 72조68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8%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8.4% 감소한 2조174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9480억원으로 같은 기간 48.6% 급감했다.
작년 한 해 사업 부문별 실적(포스코는 별도, 나머지는 연결 기준)을 보면 모든 분야가 부진했다.
주력인 철강(포스코·해외 철강)부문 매출은 62조20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6370억원으로 3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44.2% 줄어든 69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프라 부문(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이앤씨) 매출은 56조872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소폭(0.5%)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1조3240억원으로 13.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58.7% 줄어든 44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차전지 소재 부문(포스코퓨처엠) 매출은 작년 대비 21% 줄어든 3조83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2780억원으로 적자폭이 73% 확대됐다. 당기순손실도 2360억원에서 6310억원으로 손실 폭이 커졌다.
마무리도 좋지 못했다. 포스코홀딩스 작년 4분기 매출은 17조80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8.8% 감소한 95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7030억원으로 2023년 4분기(-3209억원)보다 손실폭이 2배가량 커졌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국내외 철강 수요 부진과 중국 철강 공급 과잉, 핵심 광물 가격 하락 등 대내외 사업 환경 악화가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수익 자산에 대한 선제적 구조 개편과 사업 효율성 증대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손상차손, 시황 악화로 인한 평가손실 등 비현금성 손실 1조3000억원도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관세 타격? 오히려 기회될 수도"
포스코홀딩스는 올 하반기 시황 개선을 전망했다.
홍윤식 포스코홀딩스 마케팅 전략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구체화되고 환율도 안정화 추세로 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조금 더 지켜봐야 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중국이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조심스럽게 시황이 개선될 수도 있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국의 멕시코산 철강 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홍 실장은 "포스코가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은 연간 약 10만톤으로, 수치상으론 미비하다"며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가)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도금강판 물량(58만톤)이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물량(46만톤)보다 많아, 오히려 멕시코 내 철강 수요 증가로 인해 포스코의 판매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이재영 에너지소재사업관리실장은 "미국의 리튬 수요는 이미 칠레와 아르헨티나에서 충분히 공급되고 있어 중국이 주요 플레이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니켈과 흑연은 중국 본토 기업만 규제할 것인지, 해외에 진출한 중국 기업까지 포함할 것인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한 중국 기업까지 포함될 경우, 글로벌 공급망에 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기차(EV) 시장 성장 둔화로 인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실장은 "전기차 성장률 둔화로 핵심 광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재고자산 평가 손실과 낮은 가동률이 적자폭을 확대했다"며 "특히 신규 공장들의 초기 가동 비용 증가와 인증 절차 지연이 겹치면서 손실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리튬 등 핵심 광물과 단결정(Single Crystal) 양극재 양산 체제를 구축한 것이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고 평가했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제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부문은 고성장 시장 투자 확대와 탄소중립·원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차전지 소재 부문은 리튬·리사이클링·실리콘 음극재 공장의 조기 정상화로 수익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며 "구조 개편을 차질 없이 완료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자산 효율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