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현관문을 나서면 집안 불이 모두 꺼지고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합니다. 동시에 주차장에 있던 차는 시동이 걸리고 에어컨이 켜져 쾌적한 주행 준비를 끝내죠. 출근길마다 떠오르던 '불 끄고 나왔나?' '차 문 잠갔나?' 등의 걱정을 한 번에 해결할 방법이 나온 건데요. 바로 현대차·기아가 삼성전자 스마트홈 플랫폼과 손잡고 선보인 '홈투카(Home-to-Car)' 서비스입니다.
차량도 IoT 허브 편입
현대자동차·기아는 지난 25일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홈 플랫폼인 '삼성 스마트싱스'와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연동한 홈투카 서비스를 개시했습니다. 이번 서비스로 현대차·기아·제네시스 고객은 스마트폰 등 스마트싱스와 연동된 기기로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주요 기능을 원격 제어할 수 있습니다.
생활 속 활용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스마트 도어락이 탑재된 문을 여닫으면 자동화 루틴으로 설정해 둔 '외출 모드'가 작동됩니다. 문이 열리는 것이 감지되면 차량 시동이 걸리고, 집안에서는 모든 조명과 가전의 전원이 꺼지는 거죠. 또 외출 시에는 날씨 조건에 맞춰 차량 에어컨을 미리 켜 쾌적한 환경을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이밖에 타이어 공기압 상태 확인뿐 아니라 문과 창문 개폐 여부, 배터리 잔량 등 차량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요. 문 잠금·해제, 전기차 충전 제어 같은 핵심 기능도 스마트싱스 앱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기존 블루링크·기아 커넥트·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 이용자는 스마트싱스 계정만 연동하면 별도의 앱 전환 없이 그대로 서비스를 이어 쓸 수 있죠. 차량이 더 이상 단순히 이동 수단이 아니라 가전처럼 생활 루틴 안으로 편입되는 겁니다.
특히 스마트싱스는 세계적 3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플랫폼입니다. 삼성전자 제품뿐 아니라 340개 이상의 파트너사의 기기를 함께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데요. 이번 협력으로 현대차·기아 차량도 이 생태계에 합류하면서 폭넓은 연결성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됩니다.
해당 서비스는 최신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 와 ccIC27(connected car Integrated Cockpit 27)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탑재 차종부터 지원을 시작합니다. 스마트폰에 최신 버전의 스마트싱스 앱만 있으면 서비스 연동이 가능하도록 사용자 접근성도 높였죠.SDV 전략 가속
현대차그룹은 이 서비스를 단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소프트웨어중심차(SDV) 전략의 한 축으로 보고 있습니다. SDV는 자동차를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만들어 계속 진화·업데이트할 수 있는 개념을 말합니다. 차량에 한 번 탑재된 기능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처럼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하고 개선하는 구조죠.
이런 전략을 구현하려면 차량이 외부 플랫폼과 자유롭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현대차·기아는 이번 협업을 통해 차량 상태를 외부 플랫폼과 연결할 수 있도록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개방했습니다. API는 쉽게 말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로'입니다. 이를 통해 스마트싱스 같은 외부 플랫폼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이번 협업은 스마트싱스를 생활 전반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최근 업데이트에서 △긴급 상황 시 가족에게 위치·시간 정보를 전달하는 '스마트싱스 세이프' △사용자 특성에 맞춘 '홈 라이프' 자동화 루틴 △AS·상담 연동 등 서비스 개선이 이뤄졌고, 여기에 현대차그룹과 함께 홈투카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즉 생활 안전·편의·모빌리티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겁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업을 시작으로 '카투홈(Car-to-Home)' 기능까지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홈투카가 집에서 차를 제어하는 기술이라면, 카투홈은 반대로 차량에서 집안 기기를 제어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 귀가할 때 차량이 집 근처에 도착하면 집안 조명과 에어컨이 자동으로 켜져 쾌적한 환경이 준비되는 식이죠. 즉 출근길에는 집안 기기가 차를 깨우고, 퇴근길에는 차가 집안을 준비해주는 양방향 연결이 완성되는 겁니다.
이밖에도 AI(인공지능) 기반 루틴 자동화와 음성 인식 통합 제어까지 선보일 예정입니다. 예컨대 차량이 AI를 통해 날씨·일정을 감지해 출근길에 맞춰 실내 온도와 주행 환경을 자동으로 조정하거나, 차 안에서 간단한 말 한마디로 집과 차를 동시에 제어하는 것까지 가능해지는 거죠.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량은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고객의 생활 공간과 연결되는 또 하나의 플랫폼"이라며 "자동차와 일상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홈투카 서비스는 커넥티드카 편의성을 넘어서 현대차그룹의 SDV 전략이 지향하는 바를 잘 드러냅니다. 자동차가 개별 기기가 아니라 스마트홈·모바일과 맞물린 거대한 데이터 생태계의 일부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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