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인공지능(AI) 전환을 앞두고 '기본기'부터 다시 세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운영개선은 기본기를 다지는 일"이라며 "기초 없이 AI를 추진하면 실패한다"고 경고했다. AI 전환이 그룹의 최우선 과제임을 선언하면서도 기술보다 조직의 내실을 먼저 점검하겠다는 뜻이다.
10일 SK그룹에 따르면, 지난 8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 세미나' 폐회식에서 최 회장은 "지난 5~10년간의 프로세스를 재점검해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며 "회사가 기본 바탕 없이 AI 전환을 추진하면 이는 실패를 맞이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사업 구조를 설계하는 것보다 그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꾸준히 살피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이 언급한 '운영개선(O/I)'은 SK가 수익성·생산성·고객 만족도 등 경영 전반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 중인 핵심 전략이다. 단기 수익보다 프로세스의 작동력과 사업 효율을 점검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최 회장은 "O/I를 잘 해야 그 위에 AI를 쌓을 수 있다"며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고민해온 문제들을 하나씩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AI 시대 경쟁력으로 '도메인 지식'을 꼽았다. "도메인 지식이 없는 상태로 AI만 도입해서는 일이 풀리지 않는다"며 "각사가 본업에서 쌓은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야 진짜 경쟁력이 생긴다"고 했다. 반도체·통신·에너지·화학 등 그룹의 핵심 사업군이 AI와 결합해 확장되는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AI 전략의 구체적 방향도 논의됐다. 최 회장은 "SK는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자로 진화해야 한다"며 "멤버사들의 역량을 결집하고 파트너와의 개방적 연대를 통해 대한민국 AI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하자"고 제안했다.
안전·보건·환경(SHE), 정보보안, 준법경영 등 기본 경영 항목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각사 CEO들은 정보보안을 전략 경영의 일부로 통합하고, 이사회 중심의 자율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룹 차원에서는 안전관리 체계와 환경경영의 실행력을 높이는 과제도 병행 점검했다.
이번 '2025 CEO 세미나'는 6일부터 사흘간 열렸으며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 주요 계열사 CEO 및 임원 60여명이 참석했다. 예년보다 한 달 앞서 사장단 인사가 단행된 만큼 새 리더십이 참여해 내년 그룹의 방향성을 구체화하는 자리가 됐다.
SK그룹 관계자는 "O/I를 통해 재무 안정화에 그치지 않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AI 대전환기에도 속도감 있게 대응해 국가 경제와 이해관계자 모두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