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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빌려서' 전기차 타는 시대 안착 가능할까

  • 2026.07.06(월) 07:00

정부, 하반기 승용 전기차-배터리 소유주 분리 실증 준비
EV 값 40%가 배터리…'구독'으로 친환경차 보급 확대 추진
르노는 유럽서 물러 선 시장…'승용'보단 '상업'이 유리할 듯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가장 가격 비중이 높은 배터리에 대한 구독 서비스 도입 위한 실증 사업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실증 사업이 안착해 제도가 구체화 할 경우 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차량과 배터리 소유주를 나누게 되면 여러 행정비용이 발생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은 커질 수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이를 최소화해야 '배터리 리스'라는 새로운 시장이 개척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택시와 같은 상업용 차량에 한정돼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차'-'배터리' 소유주 나누면…모두가 '윈'-'윈'? 

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앞서 국토교통부가 마련했던 전기차 차체와 배터리 소유자를 달리하는 실증특례 허용을 바탕으로 실증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10월부터 2년간 2000대를 목표로 실증을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성과가 나오면 정부는 이를 법령 정비를 거쳐 제도권으로 편입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부가 앞서 전기차 배터리 리스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문턱을 낮춰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전기차 차량 가격에서 배터리 비용이 40%를 차지해 배터리 가격이 높은 초기 구매비용이라는 장벽을 형성한다 분석에 따른 것이다. 

골자는 전기차 구매자가 차체만 사고, 배터리는 리스사나 금융사가 보유한 뒤 월 이용료를 받고 빌려주는 구조다. 완성차 업체는 차량 판매와 배터리 관리, 정비·보증 체계를 맡는 방식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차를 구매하면 배터리는 월 납입금액을 내면서 빌려서 쓰는 방식이다. 정부는 리스사가 배터리 회수 및 재이용이 가능해 배터리 잔존가치만큼 소비자의 월 배터리 구독료를 낮춰 전체적인 경제적 접근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리스사가 배터리 관리를 지속하면서 안전관리가 강화되고 다양한 배터리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기반도 조성될 거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완성차 기업과 금융사 역시 긍정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초기 전기차 구입 비용이 낮아지면서 진입장벽이 낮출 수 있어 판매고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배터리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관리할 수 있어 배터리를 통제권 안으로 둘 수 있다. 전기차에서 가장 불확실성이 큰 게 배터리인 만큼 개인 소유로 완전히 넘기지 않으면서 관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리스 금융사는 더욱 직접적인 신사업 영역이 생길 여지가 크다. 배터리를 일종의 리스 자산으로 들고 소비자들에게 월 구독료를 받는 구조로 이는 기존의 금융상품과 구조가 유사하다. 자동차 할부, 리스와 같은 형태의 '배터리 리스료'라는 반복 수익원이 창출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자동차 배터리에 대한 진단, 보험, 잔존가치 평가 등 리스크를 감내하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기는 하지만 고정적인 수익원의 중요성이 높은 금융사에게는 진입 요인이 충분하다. 

이 외 배터리 기업은 배터리 성능진단, 회수 및 재활용 등의 시장이 커져 이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가능성도 있다. 

일찌감치 접은 르노 사례 반면교사

사실 해외에서는 이같은 시도가 전기차 보급과 맞춰 일찌감치 등장했다. 다만 전기차가 본격적으로 보급된 후 10년이 흐르는 사이 제대로 정착한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에서 제도 안착을 위해서는 현재 상황은 물론 향후 시장 전망을 정확하게 예측해야 하는 이유다. 

르노는 초기 전기차 출시 당시 조에와 캉구 Z.E 등의 모델에서 배터리 리스 사업을 운영했다. 주행거리별 정액 요금으로 배터리 비용을 나눠내고 배터리 성능 저하 시 보증 및 지원을 르노가 제공하는 구조였다. 이를 통해 초기 차량 구매 비용을 낮추는 게 최근 정부가 내놓은 방향과 유사하다. 이를 바탕으로 르노의 조에는 한때 유럽 전기차 판매 1위라는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르노는 점점 이 옵션을 삭제하기 시작했다. 여러가지 부작용이 나타나면서다. 먼저 차량을 중고로 판매할 때 배터리 구독료 역시 중고차 구매자가 승계받아야 했다. 차량 유지비에 대한 부담으로 중고차 구매를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큰 장벽으로 다가왔고 해당 차량들에 대한 중고차 선호도가 낮아졌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성능 증가 등 기술 안정화로 인해 기존 리스크가 감안된 배터리 리스 수요가 크게 감소했고 르노 역시 이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발생 비용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2020년대 들어 사실상 판매를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가 앞서 진행했던 방식과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는 실증사업의 방식이 유사하기 때문에 앞선 사례를 참고할 필요는 있다"라며 "소비자는 중고차 가격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배터리 소유자는 배터리 잔존가치 하락 및 여러 행정비용 등을 감안해야 해 서로에게 경제적 피로감이 가중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증사업 과정에서 이같은 데이터를 충분히 쌓아 배터리 리스료를 책정하는 게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 실증 계획만으로는 충분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택시나 랜터카와 같은 상업용 전기차 분야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차량은 빠르게 주행거리가 누적되는 만큼 배터리 성능 저하나 교체 비용 부담 등도 빠르게 나타난다. 배터리 리스로 이 비용을 평준화하면 차량 운행 기간을 늘릴 수 있다. 

앞선 관계자는 "상업용 차량의 경우 리스크를 오히려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성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며 "상업용 차량 운행으로 충분한 데이터를 쌓고 나면 승용 차량 등으로 확대할 여지가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 현대자동차는 수도권 법인택시 '아이오닉 5' 5대를 대상으로 배터리 구독형 서비스를 운영해 배터리 소유권 분리 구조가 실제 운행 환경에서 전기차 운행 비용과 차량 활용 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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