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출범에 대한 기대가 높다. 작년 이맘때부터 거론돼온 선강퉁은 돌고 돌아 결국 올해 시행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이미 후강퉁을 경험하면서 선강퉁에 대한 눈높이는 낮아졌지만 투자매력 자체는 여전하다. 오히려 과도한 기대를 접으면서 예상외의 성과를 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다시 부각되고 있는 선강퉁 출범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 국내 증권업계의 준비과정을 들여다본다.[편집자]
◇ '중국판 나스닥' 존재감 과시
선강퉁은 중국 본토와 해외 개인투자자에 홍콩과 선전거래소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것이다. 앞서 홍콩과 중국 상하이거래소간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이 시행 중이며 선강퉁이 시행되면 후강퉁과 유사한 구조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천으로도 불리는 중국 선전은 이른바 '신경제' 주식으로 대변되는 정보통신(IT)과 헬스케어 업종의 본고장이다. 이 덕분에 1990년 12월 설립된 선전거래소에는 한국의 코스닥 시장과 비슷하게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많아 '중국판 나스닥','차스닥'으로 불린다.
전체 시가총액은 19조위안으로 상하이거래소(27조위안)보다 규모는 작지만 상장기업수는 1761개로 상하이(1092개)를 크게 웃돌아 투자 선택폭이 훨씬 더 넓다. 최근 수년간 선전지수의 이익성장률은 상하이거래소를 웃돌고 있다. 글로벌 증시와 견줘도 시가총액은 세계 8위, 거래대금은 5위로 결코 뒤지지 않는다.
메인보드(Main Board) 시장만 존재하는 상하이 증시와 달리 선전 증시는 상장 자격요건을 완화시킨 중소판(SME)과 창업판(차이넥스트)로 세분화된 것도 특징이다. 중소기업들의 상장이 워낙 활발하다보니 중소판 시가총액이 메인보드를 웃돌고 있다.
◇ 성장투자 매력 '물씬'
선강퉁의 전반적인 특성을 감안할 때 실제 시행 시 후강퉁보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고, 모멘텀이 훨씬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선강퉁은 유동성이 좋은 스몰캡 종목부터 고성장주까지 총망라하고 있고, 헬스케어와 소재, 소비, IT 업종이 많아 기존의 중국 주식의 익스포저(보유금액)의 균형을 높여줄 것이란 기대가 크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업종별 시총 분포 상 성장성이 높은 신경제 업종이 시총 상위에 포진해 상하이에서 살 수 없는 성장주를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고 소비 중심의 경제구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리커창 총리는 '창신(创新, 창조와 혁신) 경제'를 주장해 왔는데 이는 전통산업이 아닌 신흥산업의 주체들을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을 의미한다.
이밖에 선강퉁이 출범하게 되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중국 주식 투자가 확대되면서 선전증시를 비롯한 중국 증시의 수급 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높다. 현재 중국 A주의 경우 개인 보유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며 이 같은 수급 불균형이 중국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왔다.
선강퉁은 지난 2014년 11월 후강퉁이 시행된 후 곧바로 주목받았다. 본래 지난해 6~8월로 출범 시기가 거론됐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해를 넘겼고 현재로서도 출범 시기가 확정되지 않았다.
여기에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우호적이었던 중국 증시 상황이 하반기 들어 급변한 영향이 컸다. 중국 증시 전반이 조정을 받으면서 출범 시기도 미뤄지게 된 된 것이다.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선강퉁 출범 논의는 최근 중국 증시가 일부 진정된데 이어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이벤트 등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달 중순에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편입 여부가 결정될 예정으로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개방을 부각시키기 위해 선강퉁 출범을 서두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이다.
실제로 리커창 중국 총리는 양회에서 하반기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고 외신들은 지난달부터 중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선강퉁이 올해 안에 출범하는 것이 확정적이라고 전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이르면 7~8월중 시행을 점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명확한 시기가 확정되진 않으면서 사전준비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