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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강퉁이 온다]②후강퉁 뛰어넘을까

  • 2016.06.02(목) 13:48

후강퉁 학습효과 존재…고평가 등 부담
증권업계, 후강퉁 때보다 차분한 대응

선강퉁이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 본토의 대표적인 기업들 외에 성장 가능성이 훨씬 더 큰 중소형 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증시 흐름이 예전만 못한데다 후강퉁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진 못하면서 선강퉁에 대한 눈높이는 상대적으로 낮아져 있다. 고평가와 높은 변동성 등 리스크도 크다. 후강퉁 준비 당시만 해도 크게 상기돼 있던 국내 증권사들도 학습효과로 선강퉁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김용민 기자/kym5380@

 

◇ 후강퉁·자체 리스크로 낮아진 눈높이

 

선강퉁에 앞서 지난 2014년 출범한 후강퉁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거래도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다. 그러나 초기에 기대했던 만큼 열기가 뜨겁지 못했다. 후강통 시행 이후 상하이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전체 시가총액의 0.4% 비중에 불과했다.

 

이처럼 이미 선행 학습이 이뤄진데다 선강퉁 역시 후강퉁과 비슷한 구조로 거래된다는 점에서 '최초'라는 타이틀을 가진 후강퉁 때만큼 시장의 기대가 크지는 않다.

 

선전거래소 거래종목들이 성장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 또한 크다는 점도 부담으로 지목된다. 소형주의 경우 변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실제로 선전거래소 산하의 차이넥스트 기업들은 규제당국의 단속에도 불구, 루머에 흔들리거나 주가 조작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실제 변동성도 미국 나스닥 시장의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상하이거래소와 달리 선전거래소 종목들은 상대적으로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대부분의 업종 밸류에이션이 상하이보다 훨씬 높기도 하다. 2015년 기준 상해 메인보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2.5배 수준이지만 선전거래소의 메인보드, 중소판, 창업판은 각각 25.5배, 29.5배, 40.7배에 달한다.

 

일부에서는 선강퉁 출범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경우 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대형주를 선호하면서 일부 중소형주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지금보다 할인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학습효과로 인해 적응 기간은 훨씬 짧을 수 있고 오히려 과도한 기대에 따른 거품이 존재하지 않는 점은 긍정적일 수 있다. 후강퉁 성과가 기대에 못미쳤고 중국 정부가 상당히 오랫동안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반드시 선강퉁의 성공을 이끌어낼 것이란 기대감도 공존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선강퉁은 높은 밸류에이션과 회전율, 변동성을 보이는 시장이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냉철한 대비가 필요해 보인다"며 ▲선전거래소 신경제업종 대표 종목과 ▲기존 해외투자자가 선호한 종목 ▲본토대비 저평가된 충소형 홍콩우량주 투자를 권했다.

 

◇ 국내 증권사들도 대체로 차분

 

2년전 후강퉁 출범 당시 국내 증권업계는 구체적인 일정이 발표되기 전부터 후강퉁 준비에 적극적이었다. 반면, 선강퉁 출범이 임박했다는 기대에도 불구, 국내 증권사들은 당시만큼 사전 마케팅에 적극적이진 않은 모습이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선강퉁 시행일정이 여러차례 지연된데다 이미 후강퉁을 통해 관련 시스템을 일부 갖춰놨기 때문에 일정이 확정된 후 나서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다. 사전준비에 들어간 증권사들도 리서치 정보 수집이나 현지탐방 등을 통해 자료 축적 중심으로 만전을 기하고 있다.

 

후강퉁 출범 당시 비교적 선제적으로 대응했던 신한금융투자는 아직 구체적인 발표가 없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선전 시장 종목 정보 제공 정도를 준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후강퉁이 진행되면서 중국 주식매매와 관련한 시스템을 구축해 놨기 때문에 선강퉁과 관련해서는 기술적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과 제휴를 맺고 있는 삼성증권은 선강퉁 출범시 후강퉁 때처럼 가장 먼저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폭넓은 리서치 정보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선강퉁이 시행되면 곧바로 발간하기 위해 종목 자료집을 준비 중이며 프라이빗뱅커(PB)들이 직접 선전을 방문해 현지 증시 분위기를 체험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유일한 중화권 증권사인 유안타증권도 지난해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자료 축적에 나서고 있다. 대주주인 대만 유안타와 협력해 선전A시장에 상장돼 있는 유망기업 탐방을 분기별로 진행 중이며 지난 4월말 선전거래소를 포함해 현지 10여개 기업의 탐방을 마친 상태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선강퉁 시행일이 확실치 않아 후강퉁 때보다는 조용한 편"이라면서도 "차세대HTS 시스템인 '티레이더'를 통해 선강퉁 투자를 할 수 있는 기술적인 준비를 진행 중이며 출범일에 맞춰 '선강퉁 티레이더'를 통한 매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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