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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전쟁]②인터넷 기업, 길 위에 서다

  • 2016.06.30(목) 15:16

구글, 무인 물류배송 '야심'…지도에 광고 도입
네이버·카카오, 지도 기반 먹거리 발굴 본격화

올 4월, 세계최대 검색업체 구글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및 자동차 제조사들과 '더 안전한 거리를 위한 자율주행연합'이라는 동맹을 결성했다. 미국 국가고속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오는 7월에 발표할 자율주행차 가이드라인에 유리한 정책을 반영하고자 관련 업체끼리 뭉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구글이 손을 잡은 곳 가운데 '우버'와 '리프트' 등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가 두 곳이나 끼어 있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에선 이를 근거로 구글이 물류운송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구글은 현재 지도와 내비게이션은 물론 자율주행 서비스를 위한 인공지능 플랫폼까지 마련한 상태다. 여기에 '사용자와 차량을 연결하는' 시스템을 접목하면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무인 물류배송' 서비스가 가능하다. 온라인 네트워크를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오프라인 네트워크에 해당하는 물류운송 산업까지 지배하려 든다는 의미다.

 

구글이 크게 돈벌이가 될 것 같지 않은 지도 서비스에 그토록 공을 들여온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구글은 2005년에 지도 서비스 '구글맵'과 세계최초 위성영상지도 '구글어스'를 출시했다. 2014년에는 위성사진의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인공위성 제작사 스카이박스 이미징을 인수했다.

 

이후에도 지도와 관련한 업체들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서비스를 강화, 최근에는 구글맵 내비게이션에 위치기반 광고를 도입하기도 했다. 구글맵을 켜고 운전하면 주변에 있는 상점들의 광고가 노출되는 식이다. 구글의 주력 사업인 온라인 광고를 검색 뿐만 아니라 지도 플랫폼에 적용하려는 것이다.

▲ 구글맵에 적용된 위치기반 광고 사례.


◇ 네이버, '미래 먹거리' 커넥티드카 개발

 

네이버와 카카오 등 토종 인터넷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 사업을 지도에서 찾고 있다. 이들 업체는 설립 초기부터 지도를 핵심 서비스로 키워왔으며 길찾기를 비롯해 교통상황 안내, 길거리 사진 및 항공 사진 등 구글맵이 하고 있는 웬만한 서비스를 갖춰 나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그린카와 손잡고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 사업에 뛰어들었다. 커넥티드 카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자동차를 연결해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마치 자동차를 하나의 스마트폰처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앞 유리창을 통해 실시간 내비게이션 화면이나 동영상을 틀어주거나, 자동차 스피커로 스마트폰보다 고음질의 음악을 제공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그린카 사용자에게 지도와 내비게이션, 음악, 검색 등을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여기서 수집한 운전자 운전 습관이나 도로 상태 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 네이버는 지도 앱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했다. 

 

검색을 주력으로 하는 네이버가 첨단 기술인 커넥티드 카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은 지도 서비스를 통해 쌓아 놓은 노하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네이버는 지난 2009년 모바일 지도 앱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실시간 교통이나 CCTV, 거리뷰, 항공뷰, 위성사진 보기 등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지도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작년 말에는 지도앱에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넣었다. 내비게이션은 '맵피'로 유명한 현대엠엔소프트의 기술력과 네이버의 서비스가 더해져 탄생했다. 그동안 네이버는 빠른 길찾기의 핵심인 실시간 도로교통 정보를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등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위한 준비를 차곡차곡 해왔다.

 

네이버는 이미 지도 서비스에 식당이나 카페, 쇼핑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매장 위치나 이벤트 정보를 제공하는 '브랜드 채널'이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가 PC지도나 모바일웹 지도에서 찾고자 하는 브랜드명을 검색하면 사용자 위치에서 가까운 지점 순으로 지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방문시 누릴 수 있는 혜택 정보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 구글처럼 지도 플랫폼에 광고를 접목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 카카오, 지도 정보 기반 O2O 줄줄이


'모바일 강자' 카카오는 지도 정보를 바탕으로 신규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작년 3월 콜택시앱 '카카오택시'를 내놓으며 O2O 서비스에 시동을 걸었다. 이후 지난해 5월에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앱 '김기사' 운영업체 록앤올을 인수하면서 지도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서비스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작년 11월 '벤츠 E클래스' 등 3000cc급 고급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택시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 블랙'과 올해 5월 호출부터 결제까지 앱에서 한번에 할 수 있는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 드라이버' 등을 선보인 것이다.

 

특히 지난 4월에는 '파킹스퀘어'라는 유료 주자창 예약앱 업체 파크히어를 인수했는데, 관련 업계에선 카카오가 올 하반기 주차 관련 서비스를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발레파킹이나 주차 후 세차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추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의 내비게이션 기술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메시징 기능이 접목하면 얼마든지 가능한 서비스다.

 

▲ 카카오는 콜택시앱에 이어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 드라이버'를 선보이는 등 지도를 기반으로 한 O2O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외부 업체들과 제휴를 통해 지도 정보의 편의성을 끌어올리는 작업도 하고 있다. 카카오는 올 1월 여행 사이트인 인터파크투어와 손잡고 다음지도에 전국 각지의 숙박 정보와 내외부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파크투어가 보유한 전국 3800여곳의 숙박 정보들을 다음지도에 반영한 것이다.

 

최근에는 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과 협력해 여기어때 앱에서 숙박 예약뿐 아니라, 카카오택시 호출과 차량 길안내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여기어때 앱에서 다음지도를 불러내 숙소 위치를 파악할 뿐만 아니라 카카오택시를 불러 이동까지 한번에 하는 것이다. 외부 업체 인수 및 제휴 방식으로 전에 없던 신규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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