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③박용욱·이성호, 매형&처남의 케미…골프

  • 2016.07.12(화) 13:40

[방계家 사람들] 시즌2 <3>이스트밸리
경기 곤지암 명문골프장 ‘이스트밸리CC’ 소유
운영은 신통찮아…개장후 15년연속 영업적자

2016년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자주, 가장 강렬하게 시선을 빼앗는 선수가 있다. 올 시즌에만 현재까지 4승으로 상금랭킹 1위인 필드의 ‘대세(大勢)’ 박성현(23)이다. 적수(敵手)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완벽한 독주 체제를 갖췄다고 할 만 하다. (지난 11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US여자오픈에서 박성현은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박성현은 주방가구업체 넵스(Nefs) 골프단 소속이다. 2009년 창단 이래 박성현을 비롯해 고진영, 박배종과 과거 김자영, 양수진 등 프로선수들과 함께 통산 19승(2016년 5월 기준)을 달성한 명문 골프단이다. 넵스는 골프단 창단 때부터 6년간 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를 개최한 데 이어 이를 대신해 지난해부터는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넵스 헤리티지’를 주최한다. 국내 유일 매치플레이 주니어대회 ‘넵스 헤리티지 주니어 매치’ 대회도 열고 있다. (넵스가 주최하는 골프 대회에는 넵스 오너인 박용욱 이생 회장의 본가인 두산중공업에서 어김없이 후원사로 참여한다.) 

 


박용욱 이생 회장은 ‘용(容)’자 돌림의 다른 형제들이 순서대로 회장 자리를 물려받으며 두산을 경영했던 것과 달리 일찌감치 두산의 울타리를 벗어난 독특한 인물이다. 1983년 동산토건(현 두산건설)에 입사해 두산에 몸담기도 했지만 2년 남짓으로, 1992년 식품포장 업체 효중포장(이생의 전신으로 현 에스알테크노팩)을 설립해 넵스, 이생테크, 이생정보통신, 이에스에이엠(ESAM) 등을 아우르는 중견그룹을 일궈냈다.

본가 경영과는 선을 긋고 독자적인 기업가의 길(2011년 넵스의 매출 1630억원 중 두산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85.3%에 달할 정도로, 본가에서 터를 잘 닦아준 길이긴 하지만 말이다)을 걷는 박용욱 회장에게 앞서 기술한 대로 ‘골프’는 ‘이생’이나 ‘넵스’ 못지않게 박 회장의 대중적 인지도를 표현하는 연관 검색어다.

골프에 꽂힌 남자 또 있다. 이런 맥락에서 매형과 처남은 많이 닮았다. 기업가 이성호 이스트밸리 회장에게도 골프를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사실 이 회장은 물류·골프·철강 부문에 걸친 중견그룹의 경영자보다 국내에서 ‘빅5’로 꼽히는 명문 골프장 ‘이스트밸리CC’의 주인으로 사람들에게 더 빨리 각인될 지도 모른다. ‘이스트밸리’란 이름을 그룹 CI로 정했을 정도니 말이다.

청남관광은 골프장 운영을 위해 1985년 3월 설립됐다. 1989년 9월에 경기도로부터 ‘청남CC’로 18홀 골프장 사업 승인을 받은데 이어 1997년 4월에는 ‘광주CC’를 추진 중이던 병점관광을 흡수합병했다. 이성호 회장 일가가 골프장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던 이 청남관광의 주인으로 등장하는 게 이 즈음이다. 대호건설을 접고 난 뒤 세미냉장을 기반으로 제2의 가업을 일궈가던 일가가 골프장 사업에 손을 댄 것을 볼 수 있다. 청남관광은 이후 경기도로부터 27홀로 변경승인을 받고, 이를 계기로 바뀐 클럽명이 ‘청남CC’에서 지금의 ‘이스트밸리CC’다. 골프장 완공과 함께 2001년 10월 개장했다.

이스트밸리CC는 경기 광주 곤지암 소재 27홀 회원제 골프장으로 총부지면적 154만3334㎡(46만6858평)에 유명 골프코스 디자이너인 개리 로저 베어드(미국)가 설계한 명문 골프장이다. 서울 강남에서 승용차로 1시간 내 거리의 근접성에다 그린·티·벙커 등 코스의 예술성 등이 뛰어나 남부, 가평베네스트, 남촌 등과 더불어 회원권 가격이 5억원이 넘는 고가(高價) 골프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자산가치만 하더라도 2219억원(2015년 말 장부금액)에 달한다.

이성호 회장이 동생 이상호 부회장과 함께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청남관광이 계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엿볼 수 있다. 대표는 골프장 전문 경영자인 이현종(58) 씨가 맡고 있다. 이 대표는 1977년 제일제당에 입사해 삼성과 인연을 맺은 삼성맨으로 삼성그룹 소유 골프장 동래베네스트GC 지배인, 삼성에버랜드 상무, 안양베네스트GC 지배인으로 활동했다. 2012년 3월 경남 김해의 정산CC 대표를 맡았다가 2013년 3월 청남관광 대표로 영입됐다.

다만 높은 자산가치와 명문이란 수익어에 어울리지 않게 사업적으로만 놓고 보면 이스트밸리CC는 운영이 별로 신통치 못한 것도 흥미로운 요소다. 2001년 이스트밸리CC 개장 이후 청남관광 매출(별도 기준)은 2007년 132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100억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에는 97억1000만원으로 2003년(93억9000만원) 이후 12년만에 100억원을 밑돌았다.

수익성은 심각한 수준이다. 세미냉장과는 극과 극이다. 청남관광은 개장 이후 2015년까지 15년간 단 한 번도 영업흑자를 낸 적이 없다. 2002년 1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이후 10억~20억원대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순이익도 비슷하다. 2009년과 2010년, 2012년 여유자금 운용을 통한 증권운용수익 등으로 흑자를 낸 해를 빼고는 순익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이성호 회장을 이스트밸리CC의 주인으로만 알 듯 청남관광을 이스타밸리CC의 운영 회사 정도로만 안다면 당신은 청남관광을 반쪽만 아는 것이다. 이스트밸리 계열의 지주회사로서 세미냉장(이하 소유지분 90.0%)외에도 이스트밸리티아이(79.8%)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또 세미냉장은 이스트밸리스틸(59.7%)이란 자회사를 두고 있다.
 
최고 정점에는 당연히 이성호 회장 일가가 자리하고 있다. 이 회장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청남관광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청남관광을 축으로 수직 지배구조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물류·골프에 이어 2010년 전후로 철강 부문 등으로까지 뻗어나간 사업 확장의 결과다. 하지만 이 회장 일가의 제2의 가업에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한다. [‘④‘안 터져 속 터질라’…확장의 그늘' 편으로 계속]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