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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안 터져 속 터질라’…확장의 그늘

  • 2016.07.13(수) 10:00

[방계家 사람들] 시즌2 <3>이스트밸리
과거 재현하듯 2010년 전후 속도감 있는 계열 확장
이스트밸리티아이 4년연속 영업적자…모회사에 불똥

1990년 전후, ‘황금기’를 맞은 대호건설은 사업 확장에 거침이 없었다. 냉장창고, 유선방송, 레저, 휴게소 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쭉쭉 뻗어나갔다. 모든 일에는 ‘주기(cycle)’가 있다. 20년이 흐른 2010년 전후로 이스트밸리 계열 또한 과거를 재현하듯 매우 속도감 있게 계열 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오너의 많은 돈과 전폭적인 지지가 늘 즉각적인 사업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적잖이 보아왔다. 이성호 이스트밸리 회장이 중견 이스트밸리그룹이란 큰 성과를 키워낸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껏 축하받지 못하는 이유다. 
 
청남관광은 2010년 5억원을 출자해 운수업체 이브이해운을 설립했지만 이듬해 바로 처분했다. 또 세미냉장은 2011년 5000만원으로 에스엠와인플러스를 차리고 와인 수입·.유통사업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2014년 3월 청산, 결국 수건을 던졌다. 아울러 2008년 5월에는 청남관광이 4억원에 이브이인터네셔널이란 업체를 차리지만 광고 및 무역,  부동산개발.·임대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이 회사는 지금껏 뾰족한 사업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스트밸리 패밀리 중에는 이름에 골프장 ‘이스트밸리CC’를 딴 곳이 옛 세미냉장 말고도 2곳 더 있다. 이스트밸리스틸과 이스트밸리티아이다. 다른 관계사들은 제쳐두고 유독 이 회사들에 계열의 정체성을 부여했다는 것은 이성호 회장이 부쩍 공을 들이는 핵심 계열사라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모회사가 이 계열사들을 건사하느라 여념이 없는 것도 이스트밸리 계열에서 볼 수 있는 인상적인 모습이다. 

이스트밸리티아이는 2011년 6월 자본금 50억원으로 설립됐다. 경북 경주 건천제2일반산업단지에 공장을 짓고 티타늄, 스테인리스, 니켈합금 등 특수용접관을 만들고 있다. 설립 이후 2014년 매출이 162억원까지 성장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80억9000만원으로 반토막나는 실망스런 결과를 남겼다.

수익성은 더 형편없다. 2012년 이후 4년간 매년 예외 없이 영업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억원 안팎이던 적자폭이 지난해에는 40억5000만원으로 확대됐다. 순이익이라고 예외일 수 없고 적게는 26억1000만원(2012년), 많게는 54억9000만원(201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사업 초기 시설투자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은행 등으로부터 빚을 많이 냈던 터라 이자 부담이 수익성을 더욱 갉아 먹고 있다. 2014년 356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빚이 많은 편으로 2015년 말 현재 우리은행 173억원 등 외부차입금이 총 245억원에 이른다. 총자산(413억원)의 59.4% 수준이다. 이로 인해 2014년 15억원에 이어 지난해에 이자로만 13억6000만원이 빠져나갔다.

영업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순익 적자가 쌓이는 터라 결손금 보전을 위해 2014년 12월 67%(80억원), 2015년 12월 95%(71억3000만원) 무상감자를 했을 정도로 재무상황이 썩 좋지 않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인 청남관광은 이스트밸리티아이의 재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수혈하는 등 계열사 건사에 여념이 없다.
  
이스트밸리티아이 설립 당시 청남관광은 20억원을 댔다. 이어 2013년 6월 70억원 유상증자에 나서자 28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이어 두 차례의 무상감자 뒤에는 빌려준 돈 92억5000만원 중 90억원을 출자 전환했다. 작년 말까지 청남관광이 이 자회사에 쏟아 부은 자금만 해도 138억원에 이른다. 지분율이 초기 40%에서 79.8%로 확대된 이유다.
 
세미냉장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이스트밸리타아이는 2014년 말 67% 무상감자 뒤 40억4000만원을 자본수혈 받았는데, 이 자금을 모두 댄 곳이 세미냉장(현재 소유지분 12.0%)다. 지난해 14억5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2000년대 이후 영업 흑자 기조를 단 한 번도 깬 적이 없는 세미냉장은 작년 순익은 17억6000만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스트밸리타이의 부실로 인해 출자금중 28억1000만원을 부실로 깐 때문이다. [‘⑤2代 공들이는 곳에 어느덧 3代 ‘이직’' 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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