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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마켓 키워드]①인플레의 멋쩍은 귀환

  • 2016.12.16(금) 11:15

완만한 상승 기류에 트럼프 '촉매'
스태그플레이션 함정 경고도 맞서

2016년도 불과 보름여가 남았다. 올 한 해 증시는 연초대비 100포인트 가까이 올랐지만 큰 흐름을 놓고 보면 박스권 윗단에서 항시 머뭇거렸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불확실성의 연속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선방한 모양새지만 내년은 더 큰 변화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새벽의 어둠을 깨우는 붉은 닭처럼 내년에 시장은 희망을 전할 수 있을까. 키워드를 중심으로 2017년 시장흐름과 주요 변수들을 짚어본다.[편집자] 

 

인플레이션은 이미 올해 내내 우리 곁을 서성였다. 지난해 12월 미국이 금리를 올린 후 물가는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고, 지난 11월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이 기름을 부으며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모양새다.

 

아직 미국 경제 외에는 글로벌 경제 회복 기미가 뚜렷하지 않지만 인플레가 내년 시장의 화두 자리를 찜할 것임은 확실하다. 다만 인플레의 귀환이 마냥 화려할 것으로 점쳐지진 않는다. 올해보다 존재감은 뚜렷하겠지만 내년 역시 다소 멋쩍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 상승 기류 타기 시작한 물가

 

한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고민에 빠뜨렸던 저물가가 드디어 수렁 아래에서 꿈틀대고 있다. 미국의 경기가 일부 살아나고 있는데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지난 1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은 인플레 상승 기류에 완전히 쐐기를 박았다.

 

미국의 물가는 상반기를 기점으로 이미 상승 반전했다. 임금 상승과 고용 증가 등 견조한 경제 성장이 뒷받침된 결과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고 임금이 오르면서 미약하게나마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한동안 늪에 빠졌던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가장 대표적인 주자가 바로 유가다. 국제 유가는 여전히 40~50달러 선에 머물고 있지만 내년에는 박스권 상단을 더 높일 것이란 데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당선 이후 정책 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이 분분하지만 인프라 투자를 통한 재정확대 정책은 적어도 인플레 상승 속도를 키우는 방향임에는 분명하다. 이를 인지한 채권시장에서는 투매가 쏟아지며 트럼프 당선을 전후로 미국 국채 10년물의 금리 상승폭은 60bp에 달한다.

 

연방준비제도(Fed)도 이를 감지하고 나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까지만해도 금리 인상 기조는 내후년에서야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트럼프 변수가 연준의 금리인상 스케줄을 앞당기기 시작했다.

 

◇ 채권 지고 주식 뜨고

 

인플레 상승은 자산배분 공식이 완전히 뒤집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미 트럼프 당선 이후 금리가 급등하면서 시장의 공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2년간 지속된 금리 상승기가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면 주식이 주목받기 마련이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인 미국 증시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주식 가운데서도 인플레이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종은 금융과 산업재, 소재다. 이들 주식은 기대 인플레이션과의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LIG증권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며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주도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 스태그플레이션 경계해야

 

다만 인플레이션이 일부에서 우려하는 만큼 급격하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상존한다. 미국과 달리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미국의 금리 상승을 제한할 수밖에 없고 자칫 글로벌 경기 회복이 동반되지 않는 상황에서 물가만 오른다면 스태그플레이션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적어도 1분기까지는 트럼프 효과와 맞물려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최고조에 달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기대가 반감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트럼프 공약 실현은 물론 정책 효과도 인플레 경로에는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SK증권은 "내년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긴 하겠지만 낮은 생산성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구조개혁 필요성, 보호무역주의 가속화가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인플레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최대 경기 확장기간을 넘어간 상황에서 트럼프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고물가와 고실업 상태인 스태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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