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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마켓 키워드]②新질서 품은 유가

  • 2016.12.19(월) 09:37

OPEC 감산으로 수요 초과 불구, 한계
美셰일혁명 지속…완만한 상승에 무게

올해만 놓고 보면 유가는 한편의 드라마를 썼다. 나락으로 떨어진 주인공의 야심찬 반격 개시다. 지난 2014년 6월 100달러를 넘나들던 유가는 올해 초 30달러대가 무너질 때까지 근 1년반동안 하향 곡선을 그렸다. 이후 다시 반등에 나서며 50달러대 회복을 노리고 있다. 다행히 우호적인 수급 여건에 힘입어 내년에도 반등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애초에 유가 급락을 야기한 미국의 셰일혁명이 원유시장 수급 질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잡으면서 완만하고 제한된 상승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 잔인한 치킨게임은 일단락

 

2016년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만에 감산을 합의한 역사적인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OPEC은 일평균 산유량은 3250만 배럴까지 줄이기로 합의했고 비OPEC 국가들도 감산에 동참하면서 유가도 50달러대를 가까스로 회복하고 있다.

 

유가 반등은 최근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이어지고 있는 원자재 가격 반등과 맥을 같이하지만 원유시장 내 수급 상황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을 중심으로 산유국간에 서로 한치의 양보 없는 대립각 끝에 이룬 감산 합의인 만큼 2014년 이후 과잉 생산을 야기한 치킨게임은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내년에도 원유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지만 무엇보다 OPEC이 최근 약속한대로 자발적인 감산에 나선다면 유가는 60달러대까지 안착을 노려볼만 하다.  OPEC이 결정한 3250만배럴 생산 감축 만으로도 내년 원유시장은 평균 30만배럴 가량의 초과 수요 우위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美 셰일오일 혁명 '넘사벽' 

 

하지만 OPEC의 감산 결정이 과거만큼 유가 향방에 절대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원유 생산의 축을 기존의 산유국들과 함께 미국의 셰일오일이 함께 나눠가지면 OPEC의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아졌다.

 

실제로 미국의 셰일혁명이 원유 시장의 수급 구조를 바꿔놓은 이후 OPEC의 감산이 유가 변동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최근 OPEC의 체념 섞인 감산 결정 역시 미국이 새로운 질서의 주류임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된다.

 

따라서 최근 OPEC 감산 합의가 평소보다 반향이 컸음에도 큰 그림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원유 생산 추이에 따라 유가가 다시 갈짓자 행보를 보일 수 있는 것이다. 과거의 고유가로 회귀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은 물론 내년 한 해 흐름을 놓고봐도 완만한 상승 정도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하나금융투자는 "OPEC의 정책이 유가의 중장기적인 방향성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워졌다"며 "박스권 등락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미국 주요지역 셰일오일 손익분기점이 평균 65.4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셰일오일 생산 본격화는 시기상조"라며 "내년말 유가전망 상단을 65달러 정도"로 제시했다.

 

◇ 트럼프에 울고 웃는 해 예고

 

OPEC의 감산 이행과 셰일혁명에 따른 증산 외에 원유 시장이 내년에 주목하는 변수는 바로 트럼프다. 트럼프 집권은 미국 셰열혁명에 이어 원유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고 방향성이 아직은 엇갈리고 있다.

 

트럼프가 친환경 에너지보다 전통 에너지 생산에 힘을 싣겠다고 공언해온 만큼 내년에 화석 에너지 생산량이 증가한다면 또다른 가격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화석연료의 생산뿐 아니라 소비까지 증가한다면 중립적인 부분에 그칠 수 있다.

 

트럼프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연비 규제 완화를 주장한 것도 원유 소비를 늘릴 수 있는 부분으로 지목된다. 로벌 투자 확대 기대와 함께 트럼프도 인프라 투자 확대를 밝힌 만큼 실제 원유 소비로 이어진다면 수요를 더 끌어올리는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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