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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호 보호무역 방점…수출주 대응법은

  • 2017.01.23(월) 13:09

취임연설서 자국우선주의 강조→보호무역 부각
韓 수출·환율 영향 불가피…제한적 기대 맞서

트럼프 시대가 드디어 개막했다. 지난 20일 취임연설 내용만 놓고 보면 기대보다 우려가 좀더 커진 모습이다. 예상대로 인프라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보다 강한 미국을 내세운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상대적으로 더 부각됐기 때문이다. 당장 증시로서도 한국 수출주 여파를 따지는 것이 좀더 급선무로 보인다. 악영향이 불가피하지만 여파가 제한될 것이란 기대도 아직은 맞선다.

 

 

◇ 미국 우선주의=보호무역 강화

 

트럼프는 취임연설에서 에너지와 외교, 일자리, 국방, 법조, 무역 등 6가지 국정기조를 언급했고 이를 아우르는 주된 키워드는 '미국 우선주의'였다. 트럼프는 미국 경제 회복을 우선시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당장은 초점이 재정정책보다는 보호무역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트럼프는 이번 취임 연설에서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했고 협정 위반사례에 대해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경고했다. 반면, 인프라 투자에 대해서는 명확한 계획 없이 도로, 철도, 공항, 터널 등 인프라건설에 나서겠다는 정도의 우회적인 발언에 그쳤다.

 

실제 재정확대를 위해서는 의회와의 조율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보호무역 정책의 경우 대통령 재량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트럼프 입장에서도 추진 부담이 훨씬 덜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투자는 "모든 정책의 초점이 미국 제품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하는데 맞춰졌다"며 "단순한 보호무역주의가 아닌 국정 전반을 꿰뚫는 핵심 키워드"라고 평가했다.

 

◇ 韓 수출 부담 불가피

 

결국 한국으로서도 수출에 대한 부담이 당장은 더 부각될 수밖에 없게 됐다. 미국은 한국에 두번째로 큰 수출 대상국으로 대미수출 비중은 13.4%,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230억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중국을 거쳐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간재 교역까지 합칠 경우 관련 규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비중은 84.8%에 이른다.

 

대신증권은 "미국이 앞으로 환율조작국 지정과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관세 부과 등을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삼을 것"이라며 "미국이 무역적자 착소를 위해 통상압박을 강화할 수 있는 국가 중 한국이 주된 대상이란 점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SK증권도 "불합리한 무역협정 재조사에서 드러나듯 본격적인 트럼프발 무역분쟁이 점차 현실화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무역분쟁에 따른 교역 둔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980년 초반에도 미국인 대미무역흑자가 과도했던 일본을 압박했고 일본은 자동차 등 주요 수출품에 대해 수출쿼터를 설정해 이를 수용한 바 있다. 한국 역시 대미 흑자규모가 큰 산업으로 자동차가 꼽히고 있어 이에 대한 우려가 큰 상태다.

 

◇ 강달러도 한풀 꺾인다 무게

 

수출 압박뿐 아니라 환율 정책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미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달러 약세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왔고 트럼취 취임 연설 이후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는 우선 환율 조작국 지정을 통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매년 4,10월 발표되는 환율 보고서에 대한 관심이 올해 더욱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은 지난해 4월에 이어 10월 환율보고서에서도 중국과 일본, 독일, 대만, 스위스(10월 보고서에서 추가)과 함께 한국을 관찰대상국으로 지목한 바 있다.

 

KB증권은 "트럼프 정책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적자재정과 부채 증액이 필요하며 이는 달러화 약세 요인"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원화 절상압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 하락을 예상했다.

 

◇ 아직은 여유…중장기 영향 점쳐야

 

다만 증시나 수출업종에 대한 당장의 영향보다는 향후 정책이 구체화되는 내용을 확인하라는 조언도 눈에 띈다. 일부 수출업종은 수혜가 여전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등 한국의 대미 주력 수출품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며 "미국이 중국의 미국 반동체 기업 인수를 원천봉쇄할 가능성이 높아지면 한국 반도체 기업에 긍정적이고 반도체가 중간재란 점에서 미국 경기 개선에 따른 수혜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판단했다.

 

휴대폰도 애플이 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기 전까지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역시 현대차의 투자 결정으로 중장기적으로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 컴퓨터 및 부품, 통신장비 등 미국 수출의존도가 높은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트럼프 정책 확정 때까지 수출 관련 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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