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7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2017년 1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다.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높았던 터라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실적 호전이 점쳐지는 업종과 종목도 일찌감치 주목받고 있다.
다만, 어닝 서프라이즈는 전기전자(IT)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될 전망이다. 이미 실적 호전 기대로 주가가 많인 오른 종목들의 경우 차익실현에 따른 변동성 확대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 삼성전자 산뜻한 스타트 예고
올해 1분기에도 변함없이 삼성전자가 어닝시즌의 포문을 연다. 일단 첫 타자부터 산뜻한 출발이 예고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9조3000억원의 영업이익(FN가이드 컨센서스 기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지난해 4분기(9조2208억원)에 이어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분기 6조67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2분기 8조1440억원, 3분기 5조200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1분기엔 달러-원 환율이 하락했지만 반도체 업황이 워낙 호황을 이루면서 2분기에는 10조원을 웃도는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 전반적인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추정치는 43조5000억원으로 연초 이후 7.45%나 상향조정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이익 추정치 역시 34조5000억원으로 5.14% 상향조정된 상태며, 2분기 이익 추정치도 우상향 추세를 이어가며 앞으로의 전망도 밝게 점쳐지고 있다.
물론 정보기술(IT)업종의 이익 전망 개선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섹터별 이익 전망 추이를 보면 반도체와 IT하드웨어, 반도체 업종의 기업이익 전망치 상향조정이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 외국인도 실적기대 종목 집중 매수
실적 시즌이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실적 호전 업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예상 종목의 주가 성과가 가장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기대감은 외국인 매수에서도 잘 나타난다. 외국인은 최근 석 달간 5조4972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상승을 주도했고 여기에는 실적 기대감도 녹아있다는 평가다.
외국인이 연초 이후 매수한 주식 가운데 대형주와 중형주 비중이 98.7%에 달하고 있고 이익 증감률이 높은 업종에 순매수가 집중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IT 하드웨어 전반과 미디어 및 엔터, 철강, 해운, 상사 등이 해당한다"며 "이익 사이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자동차 업종에 대해서도 매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환율 변수…이미 오른 종목은 유의
다만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의 경우 대형주와 함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화학, 건설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될 전망이다. 1분기 들어 달러-원 환율이 강세를 보인 것도 부담 요인이다. 올해 1분기 평균 달러-원 환율은 1150원대로 지난해 1분기 1201원에 비해 원화가치가 많이 오른 상태다. 지난해 3분기에도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면서 이익 추정치가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이미 이익 개선이 기대되며 주가가 오른 종목의 경우 오히려 실적 발표를 계기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작년과 재작년의 경우 1분기 실적시즌인 4월 중순 정도에 액티브 펀드 수급이 일시적으로 크게 나빠진 적이 있는데 3월에 실적 호전주를 미리 사 두고, 실적 발표 시기에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투자는 따라서 실적 상향 조정과 함께 상승세를 타던 종목이 수급 등의 요인으로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눌림목이 생긴 롯데케미칼과 자화전자, 주성엔지니어링, 보령제약, 사조산업 등을 주목하라고 밝혔다. 실적 컨센서스가 급격하게 하향조정되거나 낙폭이 과도했던 영풍과 LG상사, 휠라코리아, 에스엘 등도 수혜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