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와 코스닥 상장법인의 중간·분기 배당이 쑥쑥 늘고 있다. 그러면서 결산 배당 못지않게 중간·분기 배당도 주요한 배당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코스피시장의 중간·분기 배당 규모는 5년 전보다 7배 가까이 급증했다. 배당수익률도 결산 배당보다 최대 두 배나 높아 오히려 배당 투자에 더 유리했다. 특히 코스피의 중간·분기 배당수익률은 3.4%에 달해 은행 예금 수익률을 2.4배나 웃돌았다.
◇ 중간·분기 배당 규모 쑥쑥
금융감독원이 11일 낸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시장에서 28개사가 3조2533억원의 중간·분기 배당을 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약 6.8배, 지난해와 비교해도 3.5배나 늘었다.
삼성전자가 분기 배당을 대폭 확대한 영향이 컸다. 다만 삼성전자 변수를 제외해도 올해 상반기 중간·분기 배당은 지난해와 비교해 41.7% 늘었다.
코스닥의 경우 13개사가 248억원의 중간·분기 배당을 결정해 2012년보다 2배 정도 늘었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소폭 줄었다.
올해 상반기 말 현재 중간·분기 배당제도를 도입한 종목은 코스피 358개사, 코스닥 575개사로 각각 46.5%와 46.7%를 차지했다. 2008년과 비교하면 코스피는 38.2%, 코스닥은 39.2%가 각각 늘었다.
◇ 수익률도 중간·분기 배당이 유리
수익률은 오히려 중간·분기 배당이 결산 배당보다 더 높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중간·분기 배당을 한 코스피 23개사와 코스닥 18개사의 배당수익률은 각각 3.4%, 2.3%에 달했다. 반면 결산 배당수익률은 각각 1.8%와 1.5%에 그쳐 중간·분기 배당이 1.5~2배 높았다.
주가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중 중간·분기 배당을 한 29개사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21.2%로 코스피 상승률 24.7%보다 조금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연 2회 분기 배당을 한 삼성전자와 포스코, 천일고속, 코웨이, 한온시스템 등 5개사의 주가는 47.5%나 오르면서 코스피 상승률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코스닥 역시 같은 기간 중간·분기 배당을 한 21개사의 주가는 평균 1.8% 올랐지만 코스닥지수는 이 기간 1.2%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올해 중간·분기 배당을 처음 실시한 종목은 SK이노베이션(중간)과 동양고속(중간), 한솔제지(중간), 쌍용양회(분기) 등 4개사, 코스닥은 케어젠(중간)과 유아이엘(분기) 등 2개사로 나타났다. 또 최근 5년간 연 2회 이상 분기 배당을 한 적이 있는 코스피 종목은 미원상사와 SBI모기지, 포스코와 천일고속, 한온시스템, 삼성전자, 코웨이 등이 꼽혔다.
◇ 외국인이 더 많은 배당 혜택
중간·분기 배당의 혜택은 외국인이 더 많이 누렸다. 최근 5년간 중간·분기 배당을 한 코스피 41개사와 코스닥 36개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51.2%와 19.4%에 달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전체 지분율은 각각 36.9%와 10.8%여서 이보다 14.3%포인트와 5.1%포인트 더 높았다.
특히 중간·분기 배당을 자주 한 코스피 19개사와 연 2회 이상 분기 배당을 하는 7개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더 높아 외국인이 상대적으로 배당 투자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호 금감원 기업공시국 팀장은 "그동안 투자자는 배당을 주요 투자 요소로 생각하지 않았고, 기업도 배당이 기업가치 증대 수단이라는 인식이 부족했다"면서 "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등 기업들이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중간·분기 배당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