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과 금호타이어 등 해당 업종 간판 기업들이 돌발 악재와 함께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시장 전반을 뒤숭숭하게 만들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대규모 유상증자로,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한가 악몽을 경험했다. 실적 악화와 함께 재무구조 문제가 불거진 만큼 당분간 투자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삼성중공업, 유증·실적 충격 '급락'
삼성중공업은 지난 6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다. 내년에 1조60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여전히 녹록지 않은 조선업황에다 은행권의 엄격해진 여신심사 분위기를 고려한 조치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와 함께 발표한 경영실적 공시에서 올해 연간 매출이 7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48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밝혔다. 내년에도 2400억원의 영업손실 전망을 내놓으면서 4년 연속 적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목표가 하향이 잇따랐고, 주가도 큰 폭으로 빠졌다. KB증권은 이날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2000원에서 8500원으로 낮춰잡았다. 유상증자와 실적 추정치 하향을 반영한 결과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목표가를 1만5000원으로 1만1500원으로 하향했다. 다만 최악을 가정해도 8000원을 밑돌 경우 과매도 구간이라고 판단했다.
키움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이 유입되고 부채비율이 낮아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주식수 증가는 부담"이라며 "무엇보다 삼성중공업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지난달 초 1만3000원을 웃돌았지만 7일 8600원까지 빠졌다.
◇ 금호타이어, P플랜 우려로 하한가
금호타이어의 경우 채권단이 법정관리 일종인 P 플랜(프리패키지드플랜)을 검토 중이라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가 급전직하했다. 이달 초 7100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7일 하한가로 추락하면서 4830원으로 마감했다.
P플랜은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의 중간 성격의 구조조정 방법으로 이제껏 국내에선 실행된 사례는 없다. 금호타이어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했지만 우려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10월부터 금호타이어에 대한 실사를 진행했고 이르면 연말까지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호타이어는 내년 영업환경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차입금으로 이자 부담이 커 이익 가시성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초 보고서에서 "내년 금호타이어의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겠지만 높은 이자비용 부담을 고려하면 여전히 어려운 국면을 지속할 것"이라며 "순이익은 43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호타이어가 P플랜에 들어가면 채권은행들도 일부 추가 손실 반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자율협약 테두리 안에서 정상화 방안이 나오면 추가 손실이 없겠지만 P플랜 시 대략 70% 내외까지 충당금을 적립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은행은 40~50%포인트 추가 적립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