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가 자회사들에 실탄을 두둑이 안기며 공격적인 재투자에 나서고 있다. 업황 부진을 뚫고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배당금이 든든한 재원이 되는 모양새다. 올해에만 1조5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자회사에 투입했고 최근 3년간 출자 금액은 3조원에 육박한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전날(6일) 한국저축은행과 이큐파트너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하고 각각 500억원과 300억원의 출자를 결정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이큐파트너스는 한국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 이번 증자로 한국저축은행의 자기자본은 지난 9월말 현재 3100억원에서 3600억원대로, 이큐파트너스는 183억원에서 500억원 가까이로 뛰게 된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우선주만 발행해 이뤄진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두번째 증자다. 이큐파트너스의 경우 한국금융지주가 2015년 인수한 후 첫 출자다.
출자 자금은 또 다른 100%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의 중간배당금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한국금융지주는 같은 날 한국투자증권의 중간배당 공시를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주당 4553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으로 배당 규모는 총 1600억원에 달한다.
한국금융지주는 든든한 자회사들의 배당금을 활용해 자회사 키우기 전반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다. 2016년 11월 한국투자증권(9620억원)과 한국투자저축은행(140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500억원)의 중간배당을 통해 1조7000억원을 한국투자증권에 투입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같은해 8월에는 한국투자파트너스에 450억원, 한국투자캐피탈에 200억원을 투입했다. 한국투자캐피탈의 경우 2014년 설립돼 손자회사에 편입된 후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한국투자증권이 2500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했고 한국금융지주가 지분 50%를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에 2900억원이 출자됐다. 이후 12월에는 한국투자캐피탈에 400억원을 쐈다. 올해는 한국저축은행과 이큐파트너스에 앞서 지난 6월에는 한국투자캐피탈에 300억원을, 4월에는 카카오뱅크에 1860억원을 투입했다.
한국금융지주는 분기 실적 1000억원대의 한국투자증권을 비롯, 자회사들이 호실적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화수분을 이루고 있다. 올해만 해도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기준으로 4135억원의 연결 순익을 냈고 한국투자파트너스가 740억원, 한국투자캐피탈이 410억원대의 순익을 기록했다. 한국저축은행도 440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 중이고 이큐파트너스만 9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부진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도 한국투자증권의 자체적인 수익원 다변화와 함께 저축은행과 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자회사의 실적이 양호한 것에 주목하며 한국금융지주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다각화된 자회사와 균형적인 사업 구조로 향후에도 증시 불안 속에 안정적 이익이 더욱 빛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