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금융의 기세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국내 유일의 증권금융 전담기관인 한국증금은 지난해 전 사업 부문에서 예년 수준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내면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증금은 2018사업연도 155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11.19% 증가한 수치로, 2010년 1777억원 이후 8년 만의 최대치다.
영업수익은 1조392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20.6% 확대됐다. 이자수익과 수수료수익, 신탁업무운용수익 등이 전년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데 따른 결과다.
한국증금은 투자자 예탁금 등을 독점 예치해 증권사들에 자금을 빌려주고 받은 이자와 자산운용수익 등을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다. 증권대여, 대차중개 등을 통한 수수료 수입도 있다.
실적 개선에는 무엇보다 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확대가 주효했다. 작년 말 기준 대출잔액은 17조5204억원이다. 증권사 융자대출과 일반담보대출 규모 확대 영향으로 1년 전에 비해 10.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이자수익은 전년 대비 27.7% 증가한 9639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확대 배경에는 증권사별 상황이 달라 하나로 아우르긴 어렵지만 레버리지 투자 등의 확대로 자금 수요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수수료 수익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수수료 수익은 13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우리사주를 비롯해 증권대여, 대차중개 등 수수료 수익이 일어나는 모든 부문에서 늘어났다.
한국증금 관계자는 "법인 개인 등 여신 규모가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이 가장 크고 채권 운용 쪽에서도 실적이 탄탄하게 유지되면서 예년보다 성장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는 지난해 말 자회사로 편입한 한국포스증권의 실적이 반영되는 첫해다. 한국증권금융은 작년 말 펀드온라인코리아 4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단독 참여해 지분 54.99%를 획득해 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펀드온라인은 지난달 사명을 한국포스증권으로 변경하고 현재 신탁업 인가 취득 절차를 밟고 있다. 정완규 한국증금 사장은 올 초 "(한국포스증권의) 흑자 전환까지는 3년 이상이 필요하지만 그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보겠다"고 말했다. 한국포스증권은 지난해 6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