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주요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 지분을 반년 만에 추가로 끌어올린다.
미래에셋대우 또한 작년 말부터 미래에셋생명의 주식을 장내에서 진공청소기처럼 흡입하면서 지분율을 확대, 박현주 회장을 정점으로 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그룹의 지배구조가 공고해지고 있다.
17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미래에셋대우 보통주 640만주를 취득키로 했다. 500억원을 투입해 오는 8월 16일까지 석달간 장내에서 분할 매수할 예정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최대주주가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19%대에서 20%대로 약 1%포인트 오르게 된다. 미래에셋대우의 현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2대 주주인 국민연금(9.2%)과의 지분율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작년 3월 약 300억원을 들여 미래에셋대우의 우선주 600만주(3.89%)를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확보했다.
이후 11월부터 한달간 15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보통주 290만주(200억원치) 가량을 취득하면서 지분율을 18%대에서 19%대로 끌어올린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또 다른 계열사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을 쉴새없이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작년말부터 전날(16일)까지 총 1012만주의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기존 16%대에서 22%대로 확대했다. 반년간 주식 매입에 투입한 금액은 총 500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생명 지분 확대에 열을 올리는 것은 최대주주로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PCA생명보험 흡수합병을 위해 신주 3183만주를 발행하면서 전체 발행주식수가 2억주에 육박(1억9814만주)할 정도로 불어나 최대주주인 미래에셋대우의 지분율이 희석됐다.
미래에셋대우가 미래에셋생명의 최대주주로 올라섰을 때인 5년 전만해도 지분율이 30%선에 이르렀으나 지난 2015년 미래에셋생명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신주공모 4000만주·구주매출 540만주)을 거치면서 20%대 밑으로 내려앉은 바 있다.
아울러 미래에셋생명이 PCA생명보험과의 합병을 치르면서 또 한번 지분율이 희석되며 16%대로 더 낮아진 것이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작년 12월 이사회에서 미래에셋생명 주식을 취득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당초 예상 금액은 300억원어치로 잡아놨으나 현재까지 투입한 금액은 이를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