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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숨죽였는데' 미래에셋, 공정위 제재수위 '촉각'

  • 2019.11.21(목) 16:16

공정위 심사보고서 전달, 이르면 내달 제재
박회장 개인회사 일감몰아주기 혐의…"억울"

공정거래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에 대해 총수일가의 부당이익 제공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핵심 계열사 미래에셋대우가 최종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년 전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이 공정위 조사로 오랫동안 보류된데다 조사 기간 동안 이를 의식해 신중한 사업 행보를 보여왔는데 공정위 최종 결과에 따라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려는 계획이 틀어질 수 있어서다.

◇ 공정위, 검찰고발 의견 담은 보고서 전달

21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로부터 미래에셋그룹의 총수일가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전달 받았다.

보고서에는 박현주 회장과 미래에셋그룹 법인을 검찰 고발하는 의견이 담겨 있다. 공정위는 내달이나 내년 초 전원회의를 열어 최종 제재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를 받은 상태로 심사 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의견서 등을 제출할 예정"이라며 "향후 공정위 전원회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그룹은 박 회장의 개인 소유 회사 미래에셋컨설팅을 위해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최대주주로서 작년말 기준 지분 48.63%를, 부인 김미경 씨가 10.24%를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세 자녀 은민·하민·준범씨도 일부를 소유하고 있어 박 회장 및 직계일가 지분이 80%를 넘는다. 박 회장 여동생과 조카들도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친족까지 합하면 지분율이 92%에 달해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미래에셋컨설팅은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과 강원도 홍천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CC) 골프장 운영을 맡고 있는 와이케이디벨롭먼트를 자회사(보유 지분 66.67%)로 두고 있다.

아울러 호텔과 골프장의 소유주는 계열사들이 출자한 사모펀드다. 포시즌스호텔만 해도 미래에셋생명 등 계열사가 전액 출자한 사모펀드가 5000억원 규모 사업비를 조달해 지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컨설팅이 그룹 계열사와 임대차 계약을 맺은 이후 호텔 및 골프장에서 나오는 운영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를 문제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컨설팅이 펀드에 임차료를 제공하고 나머지 운영 수익을 가져가는데 일반적인 계약 수준에서 봤을 때 계열사들이 현저하게 불리한 내용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 "미래에셋컨설팅, 호텔·골프장 사업 적자…억울"

미래에셋대우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금산분리 원칙(금융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에 따라 비금융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떠밀리듯 호텔 운용을 맡았고 처음부터 자발적으로 운영권을 가져온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블루마운틴 CC는 미래에셋대우, 미래에셋생명 등 계열사들이 자체 골프 시설을 통해 고객을 관리하려 지은 것이 편법용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미래에셋컨설팅이 호텔·골프장 사업으로 이렇다 할 수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데 수혜를 받고 있는 것처럼 알려져 답답한 입장이다.

실제로 미래에셋컨설팅은 호텔·골프장 사업을 본격화한 지난 2015년에 별도 기준 120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017년 한해 13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곤 매년 적자를 내고 있다. 호텔·골프장 소유주인 펀드에게 매년 지급하는 임차료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보니 영업비용이 불어나 이익은 커녕 적자를 거두고 있어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캐피탈과 자산운용 등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미래에셋컨설팅은 그동안 배당을 못했는데 이는 실질적으로 돈을 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발행어음 물거품 위기, 초대형 IB 계획 흔들려

공정위가 이르면 내달 열리는 전원회의에서 박 회장 고발이라는 강수를 꺼내들 경우 박 회장은 물론 미래에셋대우의 앞날은 어두워진다.

미래에셋대우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주요 사업 가운데 하나이자 신규 먹거리로 발행어음 사업을 준비해왔다. 이를 위해선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고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단기금융업 인가를 얻어야 한다.

현재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인가를 받으려는 금융기관의 대주주를 상대로 형사소송이 진행되거나 금융 당국이나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고 그 내용이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경우 심사를 보류하게 돼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일찌감치 금융당국에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신청했으나 2017년 12월 공정거래위 조사가 시작되면서 현재까지 인가 심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공정위 조사를 받으면서 미래에셋대우의 사업 행보가 이전에 비해 소극적으로 바뀌었는데 발행어음 사업을 놓칠까 하는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라며 "금융당국이 초대형 IB를 육성하기로 해놓고 계열사 문제를 빌미로 규제를 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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