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을 바라보는 신용평가사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본업인 여신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고 관련 사업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라 캐피탈 본연의 잣대로 평가 접근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2일 미래에셋캐피탈의 장기 신용등급을 'AA-, Stable(안정적)'로 유지하면서 평가 방법을 기존 지주회사에서 할부 리스업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사업구조가 자회사 지분 보유 중심에서 일반대출이나 할부·리스와 같은 캐피탈 사업 중심으로 바뀌었고 이러한 사업 구조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나이스신용평가는 "미래에셋캐피탈이 과거 금융지주법상의 지주회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체 캐피탈 사업 영위 비중이 미미하고 보유자산의 대부분이 계열사 주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순수 금융지주회사에 근접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2017년 하반기 이후 기업금융과 자동차 할부· 리스, 투자조합 운용 등 자체 캐피탈 사업을 크게 확대하면서 총자산에서 캐피탈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말 6.5%에서 2019년 3월말 56.4%로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와의 협업을 통해 캐피탈 자산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총채권기준 시장 점유율이 작년말 기준 1.8%로 중위권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장기 사업계획 등을 감안할 때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캐피탈 사업의 의존도가 높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금융 그룹 지배구조상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회사의 신용도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캐피탈 사업 영위에 따른 사업, 재무위험 변화라고 판단해 이번 평가부터 할부리스업 방법론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지난 1997년에 설립한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술사업금융사로 등록되어 있고 주요 업무 또한 신기술사업 투자임에도 관련 비중은 미미해 '무늬만 캐피탈' 회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2017년 말 기준 총자산 약 2조원 가운데 신기술과 대출 등 본업과 관련 있는 자산은 13%에 불과했다.
최근 들어 달라지는 모습이다. 지난 2017년 12월 리테일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지난해 3월엔 경영참여형사모집합투자기구(PEF)의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완료하는 등 투자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회사측도 본연의 캐피탈 사업 비중이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캐피탈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개인과 개인사업자 대상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 데이터금융본부를 신설했고 리스 할부금융 상품을 다변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측은 "캐피탈 자산 성장으로 인한 이자수익과 금융상품 관련 수익, 계열사 보유 지분으로부터 발생하는 배당수익, 1조3000억원 규모의 신기술조합 및 PEF 운용에 따른 운용보수 등을 기반으로 회사의 수익성 개선, 수익구조 다변화가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대출 실행기간이 3년 미만으로 짧은 편이지만, 비중이 큰 기업대출에서 연체가 없고 개인여신 연체율이 0.1%에 불과해 자산건전성이 매우 우수하다"라며 "레버리지 비율도 지난 3월말 4.9배로 업권 평균인 약 7.7배보다 낮은 수준으로 자본적정성 지표 또한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신용평가사 가운데 하나인 나이스신용평가가 미래에셋캐피탈에 대한 평가 방식을 바꾸면서 다른 신평사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인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8월 미래에셋캐피탈의 회사채 신용등급에 대해 'AA-/안정적' 신용평가를 부여하면서 '실질적 지주회사로서 그룹내 기능과 지위, 주요 계열사의 우수한 시장지위 및 사업 안정성, 자체사업 비중 확대'를 근거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