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미래에셋캐피탈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보통주에 대한 현금배당을 한다.
지난해 1700억원 규모 순이익으로 전년 순손실에서 흑자전환 하는 등 양호한 재무 성과를 기반으로 모처럼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는 것이라 관심을 끈다.
미래에셋캐피탈 최대주주인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이번에 약 9000만원의 배당금을 가져가게 됐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계열사에서 받은 배당금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3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2019사업연도 결산으로 보통주 1주당 10원(액면가 5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총액은 2억5400만원으로 눈에 띌 만한 규모는 아니지만 2007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보통주 대상 현금배당을 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만하다.
모처럼 주주친화 정책을 펴는 것은 양호해진 재무 성적과 무관치 않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난해 연결 순이익은 1657억원으로 전년 144억원의 순손실에서 흑자전환했다.
지난 2017년에 달성했던 무려 4000억원에 육박한 순이익 규모에 비할 바는 못하지만 본업인 여신업 비중이 확대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이라 관심을 모은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난해 총 자산 4조7938억원에서 기업금융과 자동차 할부·리스, 신기술금융자산 등 캐피탈 관련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인 58%로 전년(47%)보다 11%포인트 올랐다.
1997년에 설립한 미래에셋캐피탈은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기술사업금융사로 등록되어 있고 주요 업무 또한 신기술사업 투자임에도 관련 비중이 적어 '무늬만 캐피탈' 회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다 2018년부터 투자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달라지고 있다는 평가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배당에 나서면서 최대주주인 박현주 회장 등이 모처럼 현금 보너스를 가져가게 됐다. 작년말 기준 회사 지분 34.22%를 보유한 박 회장은 1억원이 채 안되는 8712만원을 받아간다.
박 회장은 또 다른 계열사이자 지분 60.19%를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부터도 16억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받게 됐다. 박 회장은 두 곳의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약 17억원을 전액 기부하기로 했다.
이로써 박 회장이 지난 10년간 기부한 금액은 총 250억원에 달한다. 기부금은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통해 장학생 육성 및 사회복지 사업에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