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 글로벌 증시는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라는 사건으로 막을 열고 있다. 미국 중국의 무역분쟁이 오는 15일 1차 합의로 그 영향력이 약화되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또한 보수당의 총선 압승으로 불확실성이 낮아진 가운데, 중동 발 지정학적 위기라는 새로운 변수가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는 1월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글로벌 증시는 전쟁 발발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에 지난 금요일 급락 후 지난 연말의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왜일까?
이 같은 의문은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정책으로 풀어진다.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의 정책 금리는 이미 제로 수준에 머물고 있어, 중앙은행들의 비둘기적 정책은 유동성의 공급 확대를 의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시장이 주목하지 않고 있던 단기자금 시장의 경색 국면을 해소하기 위하여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지난 9월 이후 연준의 자산규모가 확대 전환해 최근 4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에서 풀린 유동성은 주가를 상승시키고, 그로 인한 부의 효과와 양호한 고용 시장 환경 속에 강해진 소비 심리는 수입 상품에 대한 소비 확대로 이어지고, 이는 대미 수출 경제들에 대한 유동성 확대로 이어 진다.
중국은 어떠한가? 연초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인하했다. 부진한 수출을 만회하기 위해 내수를 지원하는 유동성 공급 의지이며, 시장은 추가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성장률이 중요하다. 인민들에게 약속한 기간 평균 6.0%를 달성하기 위해 올해 성장률을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과 1차 무역협상을 이루게 되었지만 추가 협상은 험난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 대선 이후까지 2차 협상을 지연시킬 모양새다. 유럽과 일본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실물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하여 유통 시장의 채권 매입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으며, 일본은행(BOJ)의 양적 완화는 초지일관,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G4(미국, 유럽, 일본, 중국) 중앙은행들이 비둘기적 정책 기조를 유지 또는 재개하는 배경은 무엇일까? '저성장'과 '저인플레'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라 본다.
기술의 발전으로 저임금 노동력에 대한 대체 수단이 늘어나면서 낮은 실업률에도 고용 비용 부담이 낮게 유지되고, 베이비 부머들의 은퇴가 진행되면서 소비 성향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견인하는 물가의 상승 압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에 주목하기 때문일 것이다.
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은 유동성이다. 그리고 그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2020년 1월의 시장은 강세이다. 이에 대응하는 현명한 투자운용전략은 유동성 증가가 정체 또는 감소되는 시기에 대처할 수 있는 자산들로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지난 해 강세를 보인 주식과 채권 시장에 머물거나 진입하려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높다고 한다. 유동성이 증가하는 현재 국면에서 투자자들은 단기간 높은 수익을 추구하거나, 가격의 등락이 낮으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에 투자한다.
이 과정에 유의해야 할 점은 중앙은행들의 기조 변화 움직임이다. 그리고 지난 해 3분기까지 연준은 보유 자산을 축소하고 있었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반등하고,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것에 대비하려는 논의가 재개될 수 있는 것이다. 중동 사태는 이러한 논의 재개의 시기를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올해 시장 전략 중 '현금화가 용이한 자산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며, 가능한 다양한 자산들에 대한 분산 효과로 시장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하면서, 유동성에 의한 개별 자산으로부터 가격 상승 또는 인컴(Income)을 창출하는 포트폴리오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