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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의 시장 읽기]코로나19와 코스피 재평가

  • 2020.05.11(월) 14:33

이장호 하나UBS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
한국의 방역 실력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관심
낮은 부채비율·남북교류 기대 등 재평가 가능성 높여

최근 코로나 방역에 관한 글로벌 미디어들의 한국 평가들을 접하면서 문득 한국 증권시장의 저평가, 즉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 여부에 대해 생각해봤다.

필자가 1994년부터 5년 동안 월스트리트에서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에게 한국 주식을 중개하면서 자주 마주했고, 지금까지 상당 부분 남아 있는 현상이다. 지난 8일 기준 한국 주식 시장의 시가총액은 총 순자산 대비 0.77배이며, 선진 시장의 2.24배는 물론 이머징의 1.36배보다 크게 낮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주가가 낮게 평가 받는 첫째 요인은 무엇보다 높은 변동성일 것이다. 내수 시장의 성장 기여도가 높지 않고 수출입에 크게 의존하면서 해외 경기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자산 배분 과정에서 높은 변동성을 부여 받아 자본이 작게 배분되는 것이다. 이는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코스닥에 대한 배분 비중이 낮은 것과 유사하다.

높은 변동성 외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설명하는 요인은 ‘두 개의 한국(Two Koreas)’일 것이다. 지금은 다르지만 당시에는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면 ‘북이냐 남이냐?'를 확인하는 질문이 적지 않았다. 미국 중심의 뉴스들 속에 수많은 국제 뉴스들 중 '한국 Korea'가 인지되는 경우가 주로 북한 관련 뉴스들이었던 데에 기인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IMF의 세계 성장률 전망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이 코로나 이후 세계 각국의 성장률을 수정 발표했다. 아시아의 선두 국가들(Advanced Asia; 일본, 한국, 호주, 대만, 싱가폴, 홍콩, 뉴질랜드, 마카오) 중에서 한국은 2020년 성장률은 가장 높게 그리고, 전년 대비 하락폭은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전에도 성장률이 높을 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았으므로 이를 근거로 재평가를 전망할 수는 없다.

그런데 코로나 이후 기업 또는 국가의 대차대조표 건전성 여부가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이 전례 없는 규모로 화폐와 국채를 발행하여 '빚'을 늘리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관점에서 정부와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은 27년 전 IMF에 따른 기업 도산의 아픈 기억으로 '빚'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추었으며, 그 결과 낮은 부채비율의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자기자본이익률(Return of Equity, ROE)의 하락이라는 이면을 갖게 되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코로나 이후 주류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하는 '지속가능 기업'에 대한 투자가 한국 시장의 재평가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물론 두 번째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인 '두 개의 한국'의 변화는 불투명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과거와 다른 남북한 경제 교류 가능성과 그 파급 효과, 그리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 등은 함께 고려되어야 할 부분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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