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1분기 순익도 1000억원대를 유지하며 업황 부진에도 선전했다. 투자은행(IB) 비중이 크다 보니 트레이딩 손실이 상대적으로 작았으나,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 효과를 상대적으로 덜 누렸다.
메리츠증권은 1분기 연결기준 순익이 전년 동기(1413억원) 대비 27.6% 감소한 1023억원을 달성했다고 29일 밝혔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한 전 분기(1630억원)보다는 무려 37%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2018년 1분기부터 9분기 연속 1000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업권 전반적으로 어려운 영업환경이 이어졌으나 손실요인과 유동성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해 부진한 업황 대비 선전했다.
메리츠증권은 투자은행(IB) 및 기타수수료가 수수료 수익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1분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파생결합상품 잔고와 자체 헤지 비중이 타사 대비 낮아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 부문에서 양호한 이익을 보였다.
다만 타사의 경우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로 증시 거래대금이 대폭 늘며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메리츠증권은 리테일 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효과를 크게 누리진 못했다.
IB 부문에서도 꾸준하게 이익을 내며 전체 이익을 이끌었으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업계 전반적으로 셀 다운이 지연되고 있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에 따른 셀 다운 압박은 남아있다.
1분기 연결기준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2%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 대비 4.6%포인트 감소했다. 다만 7년 연속 두 자릿수 ROE를 유지했다.
3월 말 기준 연결기준 순자본비율(NCR)은 904%로 전년 동기보다 245%포인트 증가했고 지난해 말보다 77%포인트 개선돼 건전성 지표 역시 양호하게 나타났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도 오랜 기간 축적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금융(IB) 부문과 리테일 부문에서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견고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