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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부터 펀드까지' 금융상품도 ESG 인증평가 본격화 

  • 2021.01.08(금) 14:26

ESG 열풍에 3대 국내 신평사 모두 평가방법론 마련
기업 평가에서 채권 발행, 향후 펀드 평가까지 확대

국내에서도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의 ESG 경영 평가는 물론 ESG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인증평가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들어 3대 국내 신용평가사가 모두 ESG 인증평가를 개시하고 방법론을 마련했다. 

ESG 인증평가는 채권뿐 아니라 펀드나 대출 등 여타 금융상품에도 적용되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명확한 ESG 투자에 도움을 줄 전망된다. 다만 평가체계에 대한 한계점도 분명해 향후 지속적인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 ESG 금융상품 인증평가 시대

지난 4일 한국기업평가는 ESG 인증 평가방법론을 공표하고 ESG 인증평가를 본격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내 신평사 가운데서는 가장 늦은 행보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한국신용평가가 ESG 평가를 개시했고 10월 말 첫 ESG 채권 인증평가를 실시했다. 지난달에는 나이스신용평가가 평가방법론을 내놓은 바 있다.

한기평의 경우 지난해 2월 보고서에서 ESG가 기업 신용도에 반영되고 있어 방법론 체계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지만 1년 사이 분위기가 크게 뒤바뀌었다. 한신평 역시 3월까지만 해도 ESG와 신용등급 간 명확한 인과관계가 발견되지 않아 독립적 평가요소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었다. 불과 몇 달 새 분위기가 급변한 셈이다.

실제 지난해 들어 국민연금뿐 아니라 민간 금융사들이 투자 요소로 ESG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고 ESG 채권 발행도 폭증했다. 지난해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고 지난달 말에는 환경부가 녹색채권 가이드 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으로 ESG가 더욱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지난해 초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의 래리 핑크 CEO는 주요 글로벌 기업 최고 경영자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투자 결정 시 지속가능성 등 ESG 요소를 기준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신평사들은 이런 때일수록 ESG 채권 발행사와 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성을 줄이고 ESG 금융상품에 대한 외부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에 앞서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일찌감치 ESG 리스크를 측정해 신용평가에 반영하는 방법론을 내놨다. 

◇ 기존 기업 ESG 평가에서 개별 금융상품으로 세분화

ESG 금융상품 인증의 경우 기존 ESG 평가와 다른 개념이다. 기존 ESG 평가는 해당 기업의 ESG 요소에 대해 점수를 매겨 기업의 ESG 활동 전반에 대한 종합 평가를 하는 방식이다. 주로 주식투자에 활용됐고 프로젝트 투자 계획이나 자금 운용이 개별적으로 세분화되는 ESG 채권 등 금융상품 등에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금융상품의 경우 개별적인 ESG 인증이 필요한데 채권을 예로 들면 발행 기준이나 방법론에 따라 등급화해 개별 채권 단위로 인증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ESG 평가의 경우 대상 기업으로부터 자료를 받거나 공시, 기사 등으로 평가되는 경우가 많고, ESG 채권은 채권 발행 시점에서 발행자가 직접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져 좀 더 명확할 수 있다.

기존에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 등이 ESG 평가를 수행했다면 ESG 채권 등 개별 금융상품에 대한 평가는 신평사들을 통해 세부적으로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 그린·소셜·지속가능 부문 5단계로 등급 세분화

신평사들은 ESG 평가 대상인 그린, 소셜, 지속가능 부문을 나눠 5단계의 등급을 부여한다. 평가 대상은 ESG 채권뿐 아니라 ESG 채권에 투자하는 ESG 펀드 등 금융상품도 포함시켰고 주식은 포함되지 않는다.

국제자본시장협회(ICMA)에 따르면 ESG 채권은 자금의 사용 용도와 프로젝트 평가 및 선정 절차, 자금 관리, 사후 보고 공시 등이 ESG 목적에 부합해야 하는데 신평사들도 이런 기본 조건들을 따져 등급을 부여한다. 

한신평은 ESG1~5로 ESG 등급을 정의했다. 이를 위해 2단계의 평가를 거치는 ESG1의 경우 ESG 채권의 모든 자금이 적격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발행 기업의 운영 및 관리체계, 공시 계획이 탁월한 경우 해당된다. 

세부 등급은 채권의 경우 GB1~GB5(환경), SB1~SB5(사회), STB1~STB5(지속가능), 대출은 GL1~GL5(환경), SL1~SL5(사회) STL1~STL5(지속가능), 펀드는 GF1~G F5( 환경 ), SF1~SF5(사회), STF1~STF5(지속가능)로 표시한다.

나이스신평의 경우 녹색채권과 사회적채권, 지속가능채권에 대해 각각 Green1~5, Social 1~5, Sustainability 1~5로 나눴다. 1은 매우 우량으로 가장 우수하고, 우량, 소 우량, 적정, 미흡 5단계 체계다. 

한기평 역시 녹색채권과 금융상품은 G1~G5, 사회적 금융상품은 S1~S5, 지속가능 금융상품은 ST1~ST5로 세분화했다. 1등급은 매우 우수, 2단계는 우수, 3~5단계는 보통, 미흡, 취약 순이다. 

◇ 한계점 명확히 존재…개선 과정이 중요

다만 신평사들은 공통적으로 평가방법론의 한계점에 대해서도 인식하고 있다. 발행기업이 제공하는 내부 자료나 외부 전문기관이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하는데 따른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나이스신평은 "발행사와 투자자의 이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등급을 제공하지만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 않고 정성적 판단이 작용할 수 있으며 신뢰성 검증 문제도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한신평은 "신평사의 평가는 발행이나 차입계획 시점에서 평가가 이뤄지는 만큼 환경, 사회적 개선 효과나 지속성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ESG 관련 등급을 기업가치로 따지기보다는 등급 흐름을 통해 지속적인 개선 여부를 따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이투자증권은 "ESG 평가가 좋다고 해서 기업 가치가 상승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평가 자체보다는 사회적 가치가 수익 증가와 비용 감소 등으로 이어져 밸류 향상의 원천이 되는지 봐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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