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의 부진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획기적인 반등세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리오프닝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확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 타 종목 대비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시각을 내놓고 있지만 조건은 있다. 인플레이션과 공존 여부다. 금리인상이 자산가격 형성에 치명적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들을 선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숙박업을 비롯해 여행, 레저 서비스 업종이 이에 부합한다는 견해다.
그나마 선전 중인 재개방 관련주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경기소비재 지수는 지난달 하순 52주 최저가까지 떨어진 이후 준수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달 27일 1175.88로 모든 거래를 마친 지수는 이날 1262.86포인트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 대비 1% 넘게 하락하긴 했지만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7%이상 오른 셈이다.
이 지수는 항공을 제외한 다수의 재개방 관련주들을 담고 있다. 대부분의 편입 종목들이 준수한 주가 흐름을 보인 게 지수 반등세의 밑거름이 됐다. 이 가운데서도 신세계인터내셔날과 지누수가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달 27일 이후 이달 10일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11만2500원(종가 기준)이었던 주가는 14만7500원까지 올랐다. 코스피지수가 폭락한 14일에는 보합권을 지켜내며 14만6000원에 머물러 있다. 이 기간 주간 상승률만 30%에 육박한다.
가구 브랜드 지누스도 최근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이날 하락장에서 2% 가까이 떨어지면서 주가 수준이 7만1100원으로 낮아지긴 했지만, 지난달 28일 기록한 52주 최저가(6만1300원) 대비로는 16% 가까이 뛰었다.
이밖에 대부분의 편입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리오프닝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일상 재개에 대한 달라진 정부의 시각이 위드 코로나 테마에 영향을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위중증, 치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일상 회복을 다시 시도하겠다는 정부의 메시지가 소비 관련 테마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의 일상 회복 의지 등을 고려했을 때 경기 재개방 관련주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선별 작업'은 필수
과거에도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된 시기가 있었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에도 옥석가리기가 필수적으로 동반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근 부쩍 높아진 물가 상승률 억제 차원에서 미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인상 행보를 서두르고 있는 만큼 인플레이션과 공존이 가능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조건에 부합해야 추가 상승 기회도 노려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KB증권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타격이 컸던 상장사들을 중심으로 재개방과 관련한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이전부터 실적이 부진했던 기업은 선택지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다.
상황에 따라 업종 선별도 세분화하라는 조언이다. 우선 미국의 금리인상이 확실시 되는 만큼 인플레이션을 선정 기준으로 삼을 경우 에너지를 비롯한 화학, 철강, 운송, 반도체 등이 유망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출이 지출 비용을 앞지르는 섹터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리오프닝에 따른 실적 회복 기대감이 큰 업종은 자동차 및 소비재 등이 꼽히는데, 이중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하는 게 향후 추가 수익률을 노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기대가 인플레이션 속에서 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종목을 고르는 입장에서 리오프닝은 수요 회복을 의미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산업·기업인지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관련 KB증권은 애경산업과 모두투어, CJ CGV, GS리테일, 하이트진로, 농심, 삼양식품을 포함해 한세실업, 강원랜드, 호텔신라, CJ프레시웨이 등을 대상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