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움직임 속에 우리 정부도 일상 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증권가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수혜를 받을 리오프닝 업종과 종목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하면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극심한 타격을 받은 서비스 업종의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그와 연관성이 큰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기울여 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속도 붙은' 일상 회복 시계
2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을 권고 횟수대로 맞은 접종 완료자는 지난 23일 누적 기준 3594만5342명으로 전체 인구의 70%를 넘어섰다. 이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의 조건으로 내건 목표 접종률을 충족하는 수치다. 정부는 다음 달 1일부터 6주 간격으로 총 3단계에 걸쳐 코로나19 이전 시기의 일상으로 되돌리는 정책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에선 이미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과 덴마크, 이스라엘 등을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 정책이 빠르게 전개되고 있고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0만 건 이하로 내려가는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일상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은 필연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강화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그에 따른 피로감이 극에 달했고, 경제적 손실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났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위드 코로나 추세는 내년부터 더 본격화할 전망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했지만 백신 접종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경구용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2022년부터 위드 코로나 국면은 가시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리오프닝 테마 ETF '눈길'
이처럼 일상 회복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주식시장에서는 위드 코로나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과 종목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업을 비롯해 여행과 레저, 숙박업 등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업종들이 주요 타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을 선별하기 어려울 경우 '리오프닝' 테마 업종을 담고 있는 ETF가 적절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특정 업종이 아닌 위드 코로나 테마 전반에 걸친 고른 투자를 원한다면 지난 6월 KB자산운용에서 선보인 'KBSTARFn컨택트대표ETF'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이 상품은 위드 코로나 이후 수혜가 기대되는 25개 기업을 선별해 10% 안팎의 비중을 두고 투자하게끔 설계됐다. 분산투자 효과를 살릴 수 있는 셈이다.
지난 25일 기준 포트폴리오 투자 상위 종목으로는 하이브 11.89%. 대한항공 9.22%, 이마트 9.01%, 호텔신라 7.48%, F&F 7.12% 등이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2015년 출시한 'TIGER 여행레저' ETF도 염두에 둘만 하다. 이 ETF는 와이즈에프엔이 산출하는 'WISE 여행레저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카지노 관련주를 포함해 호텔, 항공주 등을 두루 담고 있다.
투자 비중 상위 종목으로는 강원랜드, 한진칼(9.97%)을 비롯해 아시아나항공(9.85%), 호텔신라(9.81%), 하나투어(8.63%), 파라다이스(8.30%) 등이 포진해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 선언 이후 개방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스라엘과 영국이 글로벌 증시 대비 초과 수익을 달성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업종의 주가가 코스피 대비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방역 지침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면 여행과 레저, 항공, 미디어, 음식료, 유통 등 리오프닝 관련 업종의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학개미 주목할 ETF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 즉 서학개미들이 주목할 만한 상품으로는 'U.S. Global Jets ETF(JETS)', 'Invesco Dynamic Leisure and Entertainment ETF(PEJ)' 'ETFMG Travel Tech ETF(AWAY)' 등이 거론된다. 향후 일상 회복이 가속화할 경우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세 상품 모두 각각 다른 테마를 갖고 있는데, JETS의 경우 포트폴리오 내 항공사 투자 비중이 76%에 달할 정도로 항공주에 집중하는 ETF다.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델타항공(Delta Air Lines Inc)으로 10.01%를 차지하고 있고, 뒤이어 유나이티드항공(United Airlines Holdings Inc) 9.87%, 사우스웨스트항공(Southwest Airlines Co) 9.81% 등의 순이다.
PEJ는 항공주를 제외한 리오프닝 수혜 업종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요식업 비중이 42%로 가장 높고, 미디어와 여행·레저 업종이 각각 29%, 20%로 뒤를 잇고 있다. 투자 비중 상위 종목으로는 글로벌 온라인 여행플랫폼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5.2%), 월트디즈니(Walt Disney Company·5.1%), 맥도널드(McDonald's Corporation·5.0%) 등이 있다.
AWAY는 여행 관련 플랫폼 기업에 초점을 맞춘 상품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행·레저 관련 투자 비중이 60% 정도로 압도적이고 이외에 인터넷과 정보기술(IT) 기업에도 일부 비중을 두고 있다. 대표 숙박 플랫폼인 에어비엔비(Airbnb, Inc. Class A·6.2%)를 비롯해 부킹홀딩스(5.3%), 우버(Uber Technologies, Inc.·4.3%) 등을 담고 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해 경제를 정상화하려는 국가들이 확산되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국가들이 늘면 그간 코로나19로 제한됐던 여행, 공연, 리조트 등 일부 비즈니스에서 이연된 수요(pent-up demand)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