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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신사업 진출' 테마에 출렁…투자 주의보

  • 2022.04.07(목) 07:25

쌍용차 인수전 관련기업 주가 변동성 확대
M&A·신사업 등 언급, 실체·시너지 등 확인해야

주식시장에 신사업 테마에 출렁이고 있다. 기업 인수·합병(M&A) 또는 사업 확장 소식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주가의 변동성이 연일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쌍방울 그룹주들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막연한 기대감이나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투자에 나서기에는 리스크가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특정 재료로 인해 주가 등락 폭이 커지더라도 투자 대상이 되는 회사의 기업가치, 향후 성장성 등을 파악하는 과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쌍용차 인수' 언급에 주가 널뛰기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쌍방울 그룹주들의 주가 변동성이 대폭 확대된 모양새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계열사들이 기존에 보유 중이던 다른 계열사들의 주식을 팔아치우는 등 물량이 출회하면서 주가 등락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쌍방울의 최대주주인 광림의 주가는 조회공시전인 25일부터 급등세를 연출했다. 종가 기준으로 2130원이었던 당시 주가는 이달 1일과 4일 연거푸 상한가를 기록하며 4560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7거래일 만에 2배 이상 뛴 셈이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직전 장에서 광림의 주가는 급등락을 수차례 반복한 채 결국 주가 변동 없이 4250원에 정규 거래를 종료했다. 지난 5일에는 비슷한 흐름을 보이다 결국 7% 가까이 하락한 채 장을 마치기도 했다.

쌍방울과 다른 상장 계열사들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말만 해도 780원이었던 쌍방울의 주가는 지난 1일 기록한 상한가에 힘입어 단번에 동전주에서 벗어났다. 이어진 다음 장에서도 가격제한폭까지 뛰어오르며 급등했지만 5일과 6일에는 도리어 17% 이상 빠지기도 했다. 1300원 위로 올랐던 주가는 현재 1095원을 가리키고 있다. 

나노스, 비비안, 아이오케이는 더 큰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계열사 모두 같은 기간 주가가 70% 가까이 급등하면서 단기 고점을 형성했다가 30% 이상 뒷걸음질 쳤다. 이 가운데 아이오케이가 38%가량 급락하면서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미래산업은 전장에서 주가가 4% 넘게 반등한 덕분에 하락분을 일부 회복했다.   

현재 주식시장에서 쌍용차 인수전은 주가를 움직이는 하나의 테마로 굳어지고 있다. 실제 이달 1일 광림이 조회 공시를 통해 쌍용차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다만 오름만큼 변동성도 극심했다. 지난 5일에는 정규 거래시간 내내 쌍방울 그룹주들을 중심으로 변동성완화장치(VI)가 발동됐다. 같은 날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참여 의사를 알린 금호에이치티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쌍용차 인수전이 주식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기대감에 기댄 투자는 '경계 대상' 

M&A뿐 아니라 기업 매각, 신사업 진출 등과 같은 이슈도 주가 급등락의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사안마다 시장의 반응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꼽을 수 있다. 회사의 주가는 현대백화점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된다는 발표가 있던 지난 22일 8% 넘게 급락했다. 이어진 다음 장에서도 3% 가까이 떨어지면서 양거래일간 11% 넘게 추락한 바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경영권 분쟁 중에 있긴 하지만 지난해 남양유업의 주가는 지분 매각 소식에 급등한 바 있다. 발표 당시 주당 36만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약 두 달 만에 76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현재는 거의 제자리로 돌아온 상태다.

사업 다각화는 꾸준한 주가 상승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지난달말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화장품을 비롯한 다수의 신사업을 정관에 포함시킨 모나미의 주가는 올해 3월 이후 현재까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총 25거래일 동안 하락 5회, 상승 17회, 주가 변동이 없는 보합 3회를 기록했다. 3월 첫 장 종가 기준으로 4150원이었던 주가는 5400원선 위로 형성돼 있다.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30% 넘게 오른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과도한 기대감을 투영하거나 시장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새로운 이슈 자체에 집중하기 보다는 인수나 매각, 사업 확장 이후의 기업가치에 초점을 맞추는 게 기대 수익률 충족에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속성을 보게 되면 인수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현실적으로 인수한 이후의 경쟁력 있는 모습이 중요했다"며 "그 과정에서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든 사업영역 확장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을 향상할 수 있는지 여부로 주가를 판단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은 굉장히 냉혹하기 때문에 M&A가 되려 독이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구조적인 투자를 추구한다면 회사의 실질적인 재무 현황이나 부담 요인, 인수 이후의 시너지 효과 등을 보다 입체적으로 분석해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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