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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만 모은 테마형 ETF, 상장후 수익률은 '글쎄'

  • 2022.03.28(월) 06:10

메타버스 등 인기종목 구성에도 테마 급변
상장하면 이미 고점 평가…'투자 신중해야'

최근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ETF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2차 전지나 전기차, 메타버스, 수소경제 등 이른바 '핫한' 종목들을 하나로 묶은 테마형 ETF가 막상 상장이후 저조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어서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테마형 ETF 비중 '급성장'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 조정장이 본격화된 최근 반년새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ETF만 7조572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주식 순매수 금액(6조9670억원)을 6000억원 이상 웃도는 수치다.

ETF는 개별주식처럼 실시간으로 거래가 가능하고 소액으로도 분산투자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테마를 앞세운 ETF가 시장에 대거 나오면서 대세가 됐다. 지난해 국내 신규 상장된 주가지수 ETF 가운데 테마형 상품은 77%에 달했다.

테마형 ETF는 업종 ETF와 유사하지만 특화된 금융투자상품이다. 특정 주제나 트렌드와 연관된 자산으로 지수를 구성해 추종한다. 국내 증시에서는 전기차나 5G(5세대 이동통신), 메타버스, 기후변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미래 성장이 예상되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테마형 ETF가 한창 출시되고 있다. 해외에서도 무역전쟁, 대마초, 비건 등 테마형 ETF가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주가지수 ETF 중 테마형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56%(18개)에서 지난해 77%(41개)까지 확대됐다. 테마형 ETF 운용자산(AUM)과 거래대금 규모는 코로나19 이전까지 주식형 ETF내 2%에 불과했지만 작년말 비중이 약 25%로 급성장했다. 

'그런데 수익률은...'

테마형 ETF는 그러나 상장 이후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테마형 ETF의 상장 이후 250거래일(약 1년)간 평균 누적초과수익률은 -5.7%로 이 기간 국내 증시 평균을 밑돌았다. 누적초과수익률이란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등 벤치마크지수(BM)의 가중평균 수익률 대비 수익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 수치다. 

이 기간 업종 ETF의 수익률은 평균 0.6%, 고배당이나 성장주, 대형주 등 특성이 비슷한 주식을 묶은 스타일형 ETF는 0.0%, 코스피200, 코스닥150 등 시장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0.6%였는데, 테마형 ETF만 평균 -5.7%로 평균치를 하회했다.

쉽게 말해 다른 유형의 ETF는 그간 국내 증시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 반면 유독 테마형 ETF만 부진했던 것이다. 이는 국내 주식형 ETF 266개를 유형 4개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형 ETF는 수익률 상위 25%의 평균 수익률이 0.4%에 그쳤고, 하위 25%는 -18.3%로 다른 유형별 ETF에 비해서도 상당히 뒤졌다"고 설명했다. 

'대세'만 모아 만든 테마형 ETF 수익률이 이처럼 부진한 건 이미 주가가 오를 대로 올라 ETF상장 이후 추가 상승이 어려운 탓이다. 테마 종목을 추려서 상품화할 때쯤이면 고점이라는 것이다.

실제 테마형 ETF 상장 이전 250거래일부터 상장 시점까지 해당 ETF에 편입된 종목들의 누적초과수익률은 평균 16.2%로 같은 기간 주가지수 수익률을 압도했다.

김 연구위원은 "수익률뿐만 아니라 상장 이전 해당 종목들의 월별 거래량과 검색빈도 또한 상장 시점보다 각각 80%, 73% 많다"며 "상장 1년전부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물론 테마형 ETF의 트랙레코드(운용실적)가 짧아 앞으로의 수익률을 더 지켜볼 필요는 있다. 다만 시대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만큼 테마 또한 계속 바뀌며 향후 출시되는 테마형 ETF도 부진한 수익률을 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상품의 다양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피해는 온전히 투자자가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며 "테마형 ETF의 위험요인에 대해 제대로 알고 깊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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