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상증자 이슈만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회사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데요. 노터스, 태웅로직스, 공구우먼 등이에요.
무상증자로 늘어나는 주식비율만큼 주가가 낮아지는 권리락을 기점으로 이런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주식시장이 워낙 침체해 있어 무상증자를 테마주와 같은 이벤트로 인식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권리락에 따른 일종의 착시효과로 매수세가 몰려드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요. 오늘 공시줍줍에서는 무상증자와 이와 유사한 주식분할을 한데 묶어 주의점과 알아둘 점을 짚어볼게요.
주가 널뛰는 무상증자 테마
노터스는 동물임상실험 전문기업으로 지난 5월 9일 흔치 않은 1:8 무상증자 공시를 냈어요. 노터스 주식 1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에게 무상으로 8주를 더 주는 건데요.
노터스 무상증자 신주배정기준일은 6월 2일. 이날 주주명부에 이름이 올라 있어야 무상증자 신주를 받을 수 있어요. 우리나라 주식결제 시스템(매수일+2일)을 감안하면 지방선거(휴일)가 치러진 1일을 제외하고 5월 30일까지 노터스 주식을 매수해야 2일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 있어요.
5월 31일은 주식을 사도 무상 신주를 받을 수 없어 무상증자 권리가 떨어지는 권리락일이에요. 권리락날에는 무상신주를 받지 못하는 투자자를 위해 보상차원에서 가격을 낮추는데요.
무상증자 발표 당일 노터스 시세는 4만9100원(5월9일 종가). 전날 주가(6만9500원)를 기준으로 늘어나는 주식비율만큼 가격을 낮춘 7730원을 기준가(시초가)로 거래를 시작했어요.
* 무상증자 권리락 공식
(권리락 전일 종가×증자 전 주식수)÷증자 후 주식수
이날 이후 노터스 주가는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한때 4만3000원을 넘기기도 했는데요. 이후 계속 하락해 현재는 권리락 기준가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요.
비슷한 시기 1:1 무상증자를 발표한 국제물류 주선업체 태웅로직스. 5월 11일 무상증자 공시 이후 9000원대이던 주가가 13000원대로 급등했는데요. 권리락(5월 25일)날 기준가 6620원에서 시작해 2~3일 반짝 상승하던 주가는 이후 계속 하락해 현재 권리락 기준가 아래인 5000원대를 기록하고 있어요.
공구우먼도 노터스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여성의류 플랫폼인 공구우먼은 상장 3개월 만에 1:5 무상증자를 발표했어요. 공모가 2만원으로 시작해 지난 14일 무상증자 발표 후 주가가 급등, 한때 1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는데요.
지난 29일 권리락으로 기준가가 1만5000원으로 정해졌고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중이에요. 문제는 이후 주가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가예요.
▷관련기사:[공시줍줍]상장 3개월 만에 무상증자하는 '공구우먼'
권리락 착시 주의해야!
통상 무상증자는 주식 물량이 늘며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어 호재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재와 같은 주가 급등락 모습은 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첫째로 무상증자는 '공짜로 주식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따져보면 공짜는 아니기 때문이에요. 늘어나는 주식비율만큼 인위적으로 주가를 낮춰 한 주당 주식가치가 떨어지는 권리락이 있기 때문.
둘째로 무상증자 권리락 이후 신주가 상장되기까지 잠깐 시총 왜곡이 발생하는데요. 권리락을 기점으로 늘어나는 주식만큼 주가를 낮췄지만, 무상 신주가 상장되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있어 낮춘 주가만큼 시총이 줄어 보이는 현상이에요.
이때 평소보다 주가가 크게 낮아지거나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효과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이를 노린 작전세력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어요.
이에 따라 한꺼번에 주식을 사려는 사람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등하기도 하는데요. 반짝 이벤트에 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에요.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나 성장성에 변화가 없기 때문!
참고로 무상증자의 '증자'는 자본금을 증가시킨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주주들에게 무상으로 신주를 나눠줘 돈을 받지 않지만 무상증자후 실제 자본금은 늘어나요.
대신 이 자본금은 회사가 가지고 있던 자본(순자산)의 일부인 자본잉여금에서 가져오는데요. 자본에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종잣돈인 '자본금'과 영업 등을 통해 벌어들여 남긴 '잉여금'으로 돼 있어요.
무상증자는 자본잉여금 중 일부를 자본금으로 옮겨놓는, 즉 회사 장부에 기재한 돈을 왼쪽 주머니에서 오른쪽 주머니로 옮겨 담는 셈으로 자본총량 자체에는 변화가 없어요.
무상증자와 닮은 꼴이 있다?
무상증자와 비슷해 주주들이 오해하기 쉬운 게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주식분할.
흔히 액면분할로 많이 알고 있는데요. 액면분할은 주권에 찍힌 액면가를 쪼개 주식수를 늘리는 방법이에요. 당연히 쪼개는 비율만큼 주식수가 늘어나고, 늘어난 주식비율만큼 주가를 떨어트려요.
주식의 양을 늘리고 가격을 낮춘다는 점에서 무상증자와 비슷한데요. 외부에서 현금을 끌어오지 않는다는 점도 공통점이에요. 하지만 액면분할은 '증자'가 아니라 발행주식을 늘린만큼 액면가를 줄인 것이기 때문에 자본금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
* 자본금 = 발행주식수 X 액면가
무상증자가 왼주머니에 있던 돈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 거라면, 액면분할은 1000원짜리 지폐를 동전으로 바꾼 것과 비슷해요. 주당 가격이 높아 거래가 어려운 주식을 액면가를 쪼개 단가를 낮춰 거래가 쉬운 주식으로 바꾸는 것인데요. 때문에 액면분할 효과는 한 주당 주가가 높은 종목일 때 효과가 커요. 국민주로 내려온 삼성전자가 대표적인 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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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와 투자자가 기억해야 할 중요한 포인트는 무상증자와 액면분할 모두 외부의 현금 유입 없이 주식 수만 늘리는 것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것과 관계없이 '시가총액, 즉 기업가치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점이에요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무상증자나 액면분할은 주가가 싼 것처럼 보이는 착시효과로 매수 물량이 모여드는 경향이 있다"라며 "주가가 잠시 상승할 수는 있지만,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 외에 기업가치나 본일에는 변화가 없어 주가가 무상증자나 액면분할 이전으로 회귀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당부했어요.
*공시줍줍의 모든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일 뿐 투자 권유 또는 주식가치 상승 및 하락을 보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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