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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CGV가 모회사에 주식 찍어주는 이유

  • 2022.07.11(월) 07:00

[공시줍줍 PICK]7월 11일 출근길에 살펴보는 주요 기업 공시
CJ CGV, 에스디바이오센서, BNK금융지주, 현대미포조선 外

안녕하세요 공시줍줍 독자여러분. 오늘부터 새로운 코너를 선보이려고 해요. 

상장회사가 매일 발표하는 수십·수백 개의 공시 가운데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공시줍줍팀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 매일 아침 7시에 편지 형식으로 보내드리는 공시큐레이션. 

독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시간 저희가 아껴드릴게요.

오늘은 CJ CGV가 모회사 CJ㈜와 돈을 주고받는 이야기, 코로나19 진단키트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M&A 이야기, 부산롯데호텔이 주식 한 주 안 사고 BNK금융지주 최대주주가 된 사연 등을 모아봤어요. 
 

=그래픽 김용민 기자 kym5380@

CJ CGV가 최대주주 CJ㈜를 대상으로 15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새로운 주식 681만8182주(주당 2만2000원)를 찍어주고 현금 1500억원을 받는 것이죠. CJ㈜가 새로운 주식을 받는 대가로 CGV에 현금 1500억원을 입금해주는 날짜(납입일)는 7월 28일. 

그런데 이 돈이 들어오기 약 보름 전(7월 11일)에 CGV는 2020년 12월에 빌렸던 돈 1500억원을 갚을 예정이에요. 코로나19로 가장 힘들었던 2020년 12월 CGV에 돈을 빌려준 곳은 바로 CJ㈜였어요. 결국 CGV가 CJ㈜에 먼저 갚는 돈이 약 보름 뒤 다시 CGV 계좌로 들어오는 흐름이죠. 

이런 이상한 거래를 하는 이유는 2020년 CJ㈜가 CGV에 돈을 빌려줄 때 처음에는 이자 4.55%만 받다가 2년이 지난 올해 말부터는 2%를 더 올려서 총 6.55% 이자를 받는 조건이었기 때문.

이런 이자상향 조건을 전문용어로 '스텝업'이라 하고, 이런 조건을 달아 돈을 빌리는 것을 '신종자본차입'이라고 불러요. CJ㈜와 CGV는 이자를 더 주고받아야 하는 시점에 오기 전 서로 합의로 주식을 찍어서 상계처리하기로 한 것이죠.

CGV 얘기를 조금 더 해볼까요. 이번 주에 영구채 성격이 있는 공모 전환사채 4000억원어치를 발행하기 위한 청약을 진행해요. 먼저 주주들을 대상으로 12일~13일, 일반투자자 대상으로는 18일~19일 청약을 받는데요. 이번 전환사채에 들어있는 핵심 권리인 전환가격(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가격)은 2만2000원으로 조금 전 CGV가 CJ㈜에 찍어주기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격과 같아요. 다만 최대주주 CJ㈜는 이번 전환사채 청약에는 참여하지 않아요.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업체로 유명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미국의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Meridian Bioscience)를 인수하기로 했어요.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재무적투자자와 손을 잡아 미국법인(Columbus Holding Company)을 새로 만들고, 미국법인의 자회사(Madeira Acquisition)가 메리디안과 합병 후 다시 미국법인의 100% 자회사가 되는 (글로 설명하기 참 쉽지 않은) '역삼각합병' 방식. 

중간 과정이 다소 복잡하지만 최종적으로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안 지분 60%, 나머지 40%는 재무적투자자 SJL파트너스가 통제하는 구조로 이뤄져요. 총 인수금액은 약 2조원(15억3199만달러)이라고 하네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국면 최대 수혜기업 중 한 곳이었는데 엔데믹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이번 M&A를 선택한 것으로 보여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보유한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가 국민연금공단에서 부산롯데호텔(외 7개 롯데 국내외계열사)로 바뀌었어요. M&A가 이뤄진 건 아니에요. 이 회사 지분 11.55%를 가지고 있던 국민연금이 최근 몇 달 새 주식 일부를 팔아 지분율이 10.09%로 낮아지자, 부산롯데호텔(11.14%)이 지분 추가 취득 없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이에요.

국민연금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면, KT의 최대주주이기도 한데요. 국민연금은 최근 KT 주식 161만2132주(총발행주식의 0.61%)도 팔았어요.

현대미포조선이 아프리카 선주로부터 1683억원 규모의 P/C선(석유화학제품 운반선) 2척, 유럽 선사로부터 824억원 규모의 P/C선 1척을 각각 수주했어요. 총 3척의 계약금을 합치면 2507억원으로 작년 매출액의 8.7% 수준. 다만 조선업종은 선박 건조대금을 계약금중도금잔금 순으로 나눠 받는다는 것 아시죠. 잔금(꼬리)이 커서 '헤비테일'이라고도 불러요.

부국철강 최대주주 일가가 지분 일부를 팔았어요. 이 회사가 제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보면, 남건우 남명우 남혜원 등 네 사람은 올해 3월부터 5월 초까지 약 12만주(총발행주식의 0.6%)를 팔았는데요. 지분을 판 사람들은 남상규 부국철강 회장의 조카와 형수. 올해 2월 남상규 회장의 형이자 이들의 아버지(남편)로부터 상속받은 주식에 대한 세금 문제로 판 것으로 보여요. 참! 남상규 부국철강 회장은 제주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여미지식물원 운영사(부국개발)의 최대주주란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 밖에 더 간추려본 공시들

삼성전기는 테슬라에 5조원대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는 보도와 관련,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협의 중인 단계로 현 단계에서 거래 규모, 금액 등 세부 사항을 밝힐 수는 없다"고 했어요. 다만 이 내용은 지난 6월 9일 조회공시 답변 내용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은 내용이에요. 아직은 ing. 

이마트가 별도재무제표 기준 6월 매출 1조2000억원을 올렸다고 발표했어요. 올해 5월보다는 3.5% 줄었지만, 작년 6월보다는 3.8% 늘어난 수치. 신세계도 6월 매출 1461억원을 올렸는데 올해 5월보다 12.4% 줄고 작년 6월보다는 15.1% 늘어난 수치에요. 실적도 닮은 꼴. 

코스닥 상장 신진에스엠이 주가급등 관련 조회공시 답변에서 "무상증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어요. 최근 무상증자만 발표하면 주가가 요동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회사는 발표 전부터 정보가 새어 나온 건지 주가가 먼저 급행열차에 탑승했네요. 

코스닥 상장 케일럼이 전환우선주 방식으로 199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어요. 전환우선주는 처음에는 우선주로 발행하지만, 1년 뒤 보통주로 바뀔 수 있는데 모두 바뀌면 기존 발행주식의 22.9%에 해당하는 작지 않은 규모예요. 

최근 주식시장 침체 속에서 전환가액조정, 신주인수권행사가액 조정이란 제목의 공시가 자주 등장해요. 주가가 내려가자 예전에 발행해놓은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가 리픽싱(전환가격 조정) 된 것인데요.

리픽싱은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가지고 있는 채권자에게는 좋지만,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는 주식가치 희석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물량이 늘어난다는 의미여서 달갑지 않아요. 이런 공시를 8일 하루에만 파인디앤씨, 알에프세미, 소니드, 지어소프트, 뉴인텍이 발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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