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 독자여러분 좋은 아침이에요! 월요일부터 이어지고 있는 공시줍줍의 새 코너 [공시줍줍 PICK] 잘 보고 계신가요.
상장기업의 주요 공시내용을 선별해 아침 출근길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보유목적 변경, NHN의 자회사 흡수합병, 백광산업의 회계처리기준 위반, 미원에스씨의 배당이야기 등을 준비했어요.
국민연금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지분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했어요. 지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 39만1892주를 추가취득하면서 투자목적을 바꾼 건데요.
자본시장법상 기관투자자가 상장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는 목적은 단순투자와 일반투자, 경영참여 3단계로 구분해요. 단순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의사가 없고 단순히 의결권행사와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해요. 일반투자는 경영권에 영향을 줄 의사는 없으나 단순투자보다는 조금 더 적극적인 유형의 투자목적이에요. 경영참여는 회사의 임원을 선·해임할 수 있고 회사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일반투자목적으로 바꾸면서 국민연금은 앞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해 임원보수, 배당증액 등 안건에 대한 주주제안을 할 수 있어요. 다만 투자목적을 변경했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앞으로 지분을 1%이상 추가 취득하거나 매도하면 10영업일 안에 보고를 해야 해요. 경영참여목적은 5영엽일 안에 보고해야 해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를 운영하는 NHN(엔에이치엔)은 합병공시를 발표했어요. NHN은 2000년 네이버와 한게임을 합쳐 출범한 회사죠. 이후 2013년 네이버와 NHN으로 다시 분할해 게임과 간편결제사업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NHN이 합병하겠다고 나선 회사는 NHN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완전자회사 NHN빅풋. 이 회사는 모바일게임을 만들고 배급하는 일을 하는 곳이에요.
특이한 부분은 이번에 합병을 하는 NHN빅풋이 지난 2014년 NHN이 직접 운영하던 게임사업 일부를 떼어내 설립한 회사라는 점. 2014년 NHN은 PC게임과 모바일게임 사업 일부를 떼어내 NHN스튜디오629와 NHN블랙픽 두 회사를 만들었어요. 이후 2018년 두 회사를 합병해 지금의 NHN빅풋을 다시 설립한 거죠
2014년 분할 당시 NHN은 "급격하게 바뀌는 게임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을 분할해 의사결정 신속성 및 전문성을 키우겠다"고 했는데요. 반대로 이번 합병공시에서는 "모회사(NHN)를 주축으로 사업역량을 키우고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결국 이번 합병은 과거 전문성 강화를 위해 떼어냈던 사업을 모회사가 다시 가져와 운영하게 된 것.
이번 NHN의 합병은 소규모 흡수합병 방식으로 진행하는데요. 소규모합병은 합병 후 존속회사(NHN)가 발행하는 합병신주가 총 발행주식수의 10%를 넘지 않으면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승인으로만 진행할 수 있는 방식.
NHN이 NHN빅풋의 100% 주주이기 때문에 별도의 합병신주를 발행하지 않아요. 또 소규모합병이기 때문에 NHN주주들에게 주식매수청구권(합병에 불만이 있으니 보유하고 있는 NHN주식을 NHN이 사가라고 요구할 수 있는 주주의 권리)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
가성소다(수산화나트륨), 염산, 식품용 시럽 등을 생산하는 화학공업업체 백광산업 관련 공시가 4개나 올라왔는데요.
백광산업이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한 사유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로부터 제재를 받았기 때문. 증선위에 따르면 백광산업은 2015년부터 2019년 3분기까지 최대주주에게 빌려준 돈을 특수관계회사에 빌려준 것처럼 허위로 기재하고 회계 감사인의 감사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밝혀졌어요.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백광산업에 조회공시(해당 기업에 대한 풍문이나 보도 등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 요구와 함께 오전 7시53분부터 백광산업에 대한 매매거래정지를 부여했어요.
이후 백광산업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따른 검찰고발 등 조치'라는 제목으로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을 작성해 공시했어요. 백광산업이 답변을 공시하면서 오전 9시57분부터 백광산업 주식의 매매거래가 가능해졌는데요.
백광산업은 해당 위반사항으로 과징금을 부과 받을 예정이고 대표이사 해임권고 등의 조치를 받았어요. 백광산업은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앞으로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고 내부감시장치를 강화해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상태. 백광산업에 투자한 주주들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공시죠.
미원상사, 동남합성 등과 계열회사 관계인 미원스페셜티케미칼(이하 미원에스씨)이 1주당 900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분기배당을 실시한다고 공시했어요. 미원에스씨는 에너지경화수지 원료를 생산하는데 반도체, 휴대폰, TV 등에 씌우는 코팅물질이 바로 에너지경화수지예요.
미원에스씨는 미원그룹 지주회사인 미원홀딩스가 지분 32.7%를 가지고 있는데요. 김정돈 미원상사그룹 회장도 미원에스씨 지분 13.58%를 가지고 있어요. 추가로 김 회장의 부인인 정경순씨 등 친인척과 회사의 임원 등 관계자가 가지고 있는 미원에스씨 지분을 모두 합하면 72.53%에 달해요.
미원에스씨 소액주주의 주식보유 비율은 26.05%(132만8596주). 이번 배당으로 미원에스씨는 45억원 가량의 현금을 풀 예정인데 이 중 21억원 가량을 미원홀딩스와 김정돈 회장이 가져갈 예정. 미원에스씨는 2018년부터 꾸준히 분기배당을 해오고 있는데 미원홀딩스와 김정돈 회장의 현금확보수단 역할을 해오고 있는 셈이죠.
무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 때문에 주가가 한 때 급등했던 신진에스엠이 드디어 무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했어요. 신진에스엠은 지난 11일 무상증자 관련 주가급등으로 조회공시요구를 받아 답변을 공시했죠. 신진에스엠은 기존 주식 1주당 1주의 신주를 지급하는 100% 무상증자를 할 예정.
눈에 띄는 점은 무상증자 전 대량의 신진에스엠 주식을 사들인 슈퍼개미. 개인주주 김대용씨는 지난 7월 5일 63만6261주의 신주를 장내매수해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5%이상 보유하면 보유목적을 공시해야 함)'를 공시했어요. 지분 추가취득으로 김대용씨의 신진에스엠 지분은 총 발행주식수의 10.7%(기존 지분 포함)가 됐는데요. 이어 김씨는 주식보유목적을 회사 경영권 확보로 바꾸고 및 무상증자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어요.
신진에스엠은 11일 무상증자를 검토중에 있다는 조회공시를 냈고 이후 김대용씨는 11일~13일 3일 간 자신의 보유 지분 전량을 모두 매도했어요. 무상증자를 요구해 놓고 주가가 급등하는 틈을 타 무상증자 전에 지분을 팔아 시세차익만 얻고 나간 것이죠.
이 밖에 더 간추려본 공시들
제습기,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위닉스도 분기배당을 발표했어요. 1주당 200원의 현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위닉스는 이번 배당으로 32억원의 현금을 쓸 예정. 위닉스는 2000년 상장 이후 꾸준히 배당을 해오고 있는 배당주라는 점 참고해주세요.
반도체장비 전문업체 엑시콘이 1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공시했어요. 자사주 신탁계약은 자사주 직접 취득과 달리 증권사에 자사주 취득을 위탁하는 방식인데요. 10억원을 취득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취득 규모는 이보다 적을 수 있어요. 자사주 직접 취득과 달리 취득예정 수량을 반드시 사야 한다는 규정은 없기 때문.
반도체 검사장비를 만드는 제이티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했다고 공시했어요. 제이티가 2019년 3차례에 걸쳐 임직원에게 부여한 주식매수선택권 중 일부인 16만6500주를 이번에 행사한 것인데요. 1주당 행사가격은 3070원~3140원으로 현재 제이티의 주가(7090원)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에 주식을 확보한건데요.
제이티는 신주를 발행하는 대신 회사의 자기주식을 교부할 예정. 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한 임직원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 그동안 묶여있던 자사주 일부 물량이 주식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어요.
CJ CGV가 지난 5월 공시한 4000억원 규모 전환사채의 기존 주주 청약을 끝내고 청약결과를 공시했는데요. 청약률은 3.64%. 사실상 대부분의 주주들이 CGV 전환사채에 청약을 하지 않은 건데요. CGV의 최대주주인 CJ도 이번 전환사채 청약에 참여하지 않아서 기존 주주의 청약률도 저조할 거라는 판단이 많았죠.
CGV는 오는 18~1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번 더 전환사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그럼에도 전환사채 잔액이 남는다면 이번 청약의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유진투자증권이 인수비율대로 사갈 예정이에요. 따라서 CGV는 청약결과에 상관없이 4000억원 자금을 확보하는 건 따놓은 당상이라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