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 상장사가 있어요. 바로 지난 3월 상장한 여성의류 제조와 판매를 하는 공구우먼인데요.
상장 당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이 좋지 않아 공모가 하단(2만6000원~3만1000원)보다도 아래인 2만원으로 상장한 이 회사의 현재 주가는 8만6300원(16일 종가기준)이에요. 상장 당시 공모가로 주식을 취득한 투자자는 331%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상황인데요. 이 회사가 지난 14일 무상증자를 하겠다고 발표했어요.
1+5 무상증자
공구우먼은 기존 주주들에게 주식 1주당 5주의 신주를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했어요. 공구우먼 100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는 신주 500주 무상으로 받을 수 있어요.
흔히 무상증자를 '공짜로 주식을 받는 것'으로 이해하지만 엄밀히 말해 공짜는 아니에요. 무상증자 신주배정기준일, 즉 무상증자를 받을 수 있는 주주리스트를 확정한 이후 주식을 사는 사람들을 위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떨어트리기 때문. 무상증자를 받지 못하는 투자자를 위해 일종의 보상차원에서 가격을 일부러 낮추는 것이죠. 이를 권리락이라고 해요.
공구우먼은 이번 무상증자로 1836만500주라는 상당한 물량의 신주를 발행해야 해요. 주식수가 늘어나면 회사의 자본금(발행주식수×액면가)도 늘어나요.
'무상'증자이기 때문에 주주들에게 신주발행대가를 받지 않아요. 대신 공구우먼은 상장 당시 공모주를 팔아 확보한 주식발행초과금(공모가에서 액면가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 18억3605만원을 활용해 늘어나는 주식수만큼 자본금(공구우먼 주식 액면가 100원×무상증자 신주(1836만500주)을 채울 예정이에요.
주식수 늘리기, 왜?
공구우먼은 이번 무상증자로 총 발행주식수가 기존 367만2100주에서 2203만2600주로 500% 증가할 예정인데요. 발행주식수가 상당히 늘어나죠.
무상증자를 하는 기업들은 보통 주주가치를 제고를 무상증자의 이유로 밝히는데요. 공구우먼은 유통주식수 자체를 늘리는 것이 무상증자를 하는 이유로 보여요.
상장 당시 공구우먼은 공모주 물량으로 신주 112만주를 찍었는데요. 비상장사 당시 발행한 주식물량을 합쳐 현재 공구우먼의 총 발행주식수는 367만2100주예요. 이 중 현재 유통가능 주식수는 소액주주들이 가지고 있는 111만5850주(공모주+기존주주 물량)에 불과해요.
상장할 때 김주영 공구우먼 대표이사(33.9%) 및 투자조합 지분(33.36%)과 친인척 등의 보유지분, 우리사주조합 물량, 상장 당시 주관사였던 미래에셋증권의 의무인수분은 상장 후 최소 3개월에서 30개월까지 매도가 불가능한 의무보유확약(락업) 물량으로 잡았기 때문.
기업들이 무상증자를 하는 이유는 주주가치 제고도 있지만 유통주식수를 늘려 유동성을 확보해 시장에서 보다 원활한 주식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려는 목적도 있어요.
특히 공구우먼의 주가는 상장 후 계속 올라갔는데요. 유통주식수가 적을수록 주가는 특정세력의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는 시장의 평가 및 기업의 실제 가치와는 상관없이 주가가 크게 등락을 거듭할 수 있어요. 따라서 정상적인 거래환경 조성을 위해 적절한 유통주식수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어요.
투자조합 차익실현 도구?
김주영 공구우먼 대표이사 다음으로 회사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티에스2018-12 M&A 투자조합(이하 티에스 투자조합)'이에요.
티에스 투자조합의 공구우먼 지분율은 33.36%. 다만 이 지분은 상장 후 2년 6개월 간 팔 수 없도록 의무보유확약을 해 놓은 상태. 지금은 상장 후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이죠.
500% 무상증자를 진행하면 티에스 투자조합 역시 1주당 5주의 신주를 받을 수 있는데요. 보유주식은 122만5000주에서 612만5000주로 크게 늘어나요. 물론 모든 주주들이 동등하게 무상증자 신주를 받기 때문에 티에스 투자조합의 공구우먼 지분율은 그대로라는 점.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것 하나. 티에스 투자조합이 무상증자로 받을 신주는 바로 매도가 가능할까요. 정답은 NO. 의무보유확약 기간에 받은 무상증자 신주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 제2조의 제1항의 18호에 따라 락업이 풀릴 때까지 매도할 수 없어요.
즉 티에스 투자조합이 받을 무상증자 신주는 기존 보유 지분의 락업기간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약 2년 3개월 간 매도할 수 없다는 점. 따라서 티에스 투자조합이 차익실현을 위해 대규모 물량을 당장 시장에 내놓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여요. 다만 소액주주들의 무상증자 신주 물량은 시장에 나올 수 있어요.
주주들이 알아야 할 포인트
공구우먼 무상증자의 신주배정기준일은 6월 30일이에요. 공구우먼 무상증자 주식을 받고 싶다면 6월 28일까지 공구우먼 주식을 매수해야 해요.
6월 29일은 무상증자 권리락일. 이날 주가는 무상증자 비율(500%)만큼 떨어져요. 권리락일 주가를 계산하려면 권리락 전날 종가와 무상증자 전 주식수를 곱한 값을 증자 후 주식수(신주+구주)로 나누면 되는데요.
*무상증자 권리락 공식
(6월 28일 종가×증자 전 주식수 367만2100주)÷증자 후 주식수 2203만2600주
16일 종가(8만6300원)로 권리락일 당일 기준주가를 가상으로 계산해보면 1만4383원. 참고로 1만원~5만원 미만의 호가단위는 50원 단위로 떨어진다는 점. 따라서 권리락일 기준주가는 정확히 1만4400원이 되겠죠.
물론 실제 기준주가는 권리락 전날 종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무상증자 비율이 500%인 만큼 권리락 전날 종가와 당일 기준주가의 차이가 상당히 클 수밖에 없다는 점 기억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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