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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콜옵션으로 최대주주 지분 강화 나선 폴라리스그룹 

  • 2022.07.13(수) 07:00

[공시줍줍 PICK]7월 13일 출근길에 살펴보는 주요 기업 공시
폴라리스그룹, SK이노베이션, DB하이텍 外

안녕하세요. 공시줍줍 독자여러분. 

상장기업의 주요 공시 내용을 선별해 아침 출근길에 전해드리는 [공시줍줍 PICK]

오늘은 전환사채(CB) 콜옵션 행사로 최대주주 지분 강화에 나선 폴라리스그룹과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에 나선 SK이노베이션, 물적분할 가능성이 제기된 DB하이텍 등의 공시 내용을 모아봤어요. 

에어컨 등 차량용 공조제품의 부품을 생산하는 코스닥 기업 폴라리스세원은 최대주주로서 지배력 강화를 위해 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취득을 결정했다고 밝혔어요. 

전환사채를 발행한 주인공은 폴라리스세원의 주요 종속회사인 폴라리스우노. 가발용 원사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 판매하는 코스닥 상장사예요. 

폴라리스우노는 지난해 6월 생산설비 증설 등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요. 발행 당시 전환가(6004원)를 적용해도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규모가 기존발행주식의 30%를 넘는 수준이었어요. 

이런 물량이 주식으로 바뀌면 최대주주의 지분율 하락 우려가 있어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통해 발행금액의 30%(90억원)까지 되사올 수 있는 조건을 걸어뒀는데요.  

12일 실제 콜옵션을 행사해 채권투자자들로부터 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권을 되사온 것은 폴라리스우노가 아니라 최대주주인 폴라리스세원이었어요. 전환사채권을 포함한 폴라리스세원의 지분율은 28.36%에서 44.61%로 뛰었어요. 

얼핏 최대주주가 부채를 대신 갚아준 것처럼 보이는데요. 실상은 달라요. 폴라리스세원이 콜옵션 행사 재원 마련을 위해 신주 1000만주를 찍어내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했기 때문.

사실상 외부에서 자금을 끌어와 종속회사의 지배력을 높인 셈인데요. 또 다른 문제는 대규모 유상증자로 폴라리스세원의 최대주주 역시 지분가치가 희석될 위험이 있다는 점이에요. 

폴라리스세원의 최대주주는 폴라리스오피스. 오피스 소프트웨어 '폴라리스 오피스'로 잘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인데요. 폴라리스오피스가 보유한 폴라리스세원 지분은 8.11%로 낮은 편이에요.

유상증자 방식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인 만큼 폴라리스오피스는 초과청약까지 포함해 배정물량의 120% 청약에 나선다는 계획. 하지만 지분율 변화는 거의 없어요. 

참고로 콜옵션을 통해 최대주주의 지배력을 높이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지난 5월에는 폴라리스오피스가 폴라리스세원이 발행한 전환사채 60억원 규모를 콜옵션을 통해 사들였어요. 폴라리스그룹은 지분이 서로 지독하게(?) 얽혀있는데요. 폴라리스오피스의 최대주주는 9.19%를 보유한 폴라리스세원으로 서로가 서로의 최대주주인 상황.

남아있는 전환사채 물량이 적지않은 만큼 주식으로 전환되면 최대주주 지배력을 높이려 한 폴라리스그룹 전체의 지분율을 끌어내릴 수 있는데요. 경영권 유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폴라리스그룹 지분 이야기는 복잡하게 얽혀있어 다음번 [공시줍줍]에서 자세히 풀어볼게요. 

배터리 대장주 중 하나인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포드사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출자를 진행한다고 밝혔어요. 미국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설립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요.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 SK배터리아메리카를 통해 포드와 설립할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에 1조2083억원 규모 출자를 결정한 것.

SK배터리아메리카는 현금출자 방법을 통해 향후 블루오벌SK의 지분 50%를 보유하게 돼요. 지분은 올해 말 취득할 예정.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해 9월 2027년까지 총 5조원이 넘는 자금을 미국 배터리 생산기지 설립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는 SK이노베이션 자기자본의 2.5%가 넘는 대규모 투자예요. 이번 자금 출자는 그 중 첫번째 단계. 

미국은 유럽, 중국과 함께 전기차 핵심시장으로 꼽혀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파나소닉 등 굴지의 배터리업체들이 앞다퉈 공장 설립과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공장 설립 투자금 부담은 낮추고 향후 전기차 배터리 수요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포드사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결정했어요. 

어제 뜨거운 감자였던 코스피 상장사 DB하이텍. 이 회사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팹리스)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 분사 보도와 관련해 "시스템 반도체 제조를 담당하는 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를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분사 검토를 포함해 다양한 전략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어요. 

통상 따라붙는 "구체적인 방법 및 시기 등은 결정된 바 없다"라는 내용도 덧붙였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물적분할 후 재상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12일 주가가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핵심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재상장을 추진하면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커 극심한 반발도 예상되는데요. 최근 문제가 불거지며 국회에서도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물적분할 관련 법안이 올라가 있지만 아직까지 논의가 시작단계라는 점 참고해 주세요. 

더 간추려 본 공시들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업체 코스피 상장사 디아이가 삼성전자와 259억원 규모 반도체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어요. 디아이가 공급하는 장비는 DDR5용 차세대 번인 테스터(BURN IN TESTER).

반도체는 생산과정에서 다양한 검사를 하는데요. 이 중 번인 테스트는 반도체에 고온·고압 등의 상황을 조성해 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가려내는 검사예요. 

특히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ML) 등에 최적화한 초고속·고용량 제품으로 시장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 디아이는 올해 상반기에만 삼성전자 대상 DDR5용 번인테스터 공급 규모가 332억원에 달해요.

이번 장비 공급계약은 지난해 매출액의 11.4%에 해당하는 규모로 계약기간은 7월 11일부터 12월 31일까지예요.  

중견 제약사인 코스피 상장사 한독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직원 32명에게 각각 150주씩 총 4800주를 새로 나눠줬어요. 행사기간은 5년 뒤인 2027년 7월 11일부터, 행사가격은 주당 1만8050원이에요. 스톡옵션을 나눠준 11일 종가 1만8000원보다 조금 높은 수준. 한독은 지난 3월에도 임직원 12명에게 스톡옵션 1만9700주(행사가 2만950원)를 부여했어요. 

스톡옵션은 회사 발전에 기여한 임직원들에게 주는 보상이자 다른 회사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당근책인데요. 제약사나 핀테크 등 신규기술 및 연구개발이 필요한 기업들에서 많이 나눠줘요.

한독은 지금까지 총 22만4150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는데요. 다만 정관상 부여일 5년후부터 행사가 가능해요. 행사시기가 도래한 2016년 부여한 3만2700주 스톡옵션은 행사가 3만8400원으로 현 시세(12일 종가 1만7700원)보다 높아 당장 행사 가능성은 낮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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