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ETF 시장은 어땠을까? [ETF워치]가 시장 동향을 한눈에 알려드립니다. 1개월 성과 상·하위 5개 종목을 파악하고 새로 나온 주요 상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는 자산운용사 동향과 함께 투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편집자]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연초 이후 급등세를 보이면서 2차전지 및 코스닥150 상장지수펀드(ETF)가 동반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다.
지난달 대부분의 자산운용사가 ETF 몸집을 키운 가운데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은 유일하게 순자산이 줄었다. 증시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줄어들면서 지수가 하락할 때 2배의 수익을 얻는 '곱버스' ETF 순자산 규모가 급감한 탓이다.
지난해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해 자금을 대거 끌어모았던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ETF는 2종 더 늘어났다. 한화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달 KOFR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각각 출시했다.
에코프로비엠 담은 ETF 수익률 '톱'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ETF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인 상품은 'TIGER 2차전지테마'로, 25.8%의 수익률을 냈다. 이어 'TIGER KRX2차전지K-뉴딜레버리지', 'KODEX 2차전지산업',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 순으로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지난달 ETF 수익률 '톱5'의 공통점은 에코프로비엠을 편입한 ETF라는 점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만드는 기업이다. 2차전지 시장의 성장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각하면서 연초 이후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에도 주가가 35% 급등하면서 에코프로비엠을 편입한 2차전지 ETF, 코스닥150 ETF들은 웃음꽃이 폈다.
반면 지난달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ETF는 'TIGER KRX인터넷K-뉴딜'로, 수익률이 마이너스(-)10%에 머물렀다. 국내 상장종목 중 인터넷 산업군 내 대표기업 10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카카오와 네이버, 더존비즈온, 카카오페이 등을 담고 있다.
TIGER KRX인터넷K-뉴딜의 부진은 더존비즈온 주가 하락과 지수 정기변경 시점이 맞물린 탓이다. 지난달 초 3만4400원이던 더존비즈온 주가는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과 함께 개인신용평가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건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달 9일 5만2900원까지 53.8% 급등했으나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공교롭게도 거래소의 인터넷 K-뉴딜 지수의 정기변경일은 지난달 10일이었다. 거래소는 더존비즈온의 지수 내 편입 비중을 늘렸고 TIGER KRX인터넷K-뉴딜은 이를 반영해 더존비즈온 주가가 고점에 다다랐을 때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실제 포트폴리오를 보면 지난 9일 ETF가 보유한 더존비즈온 주식수는 197주에 불과했으나 다음날인 10일에는 1103주로 늘었다.
이밖에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 'KODEX 미국S&P바이오(합성)', 'TIGER 미디어컨텐츠', 'KBSTAR 코스닥150선물인버스'가 마이너스 성과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자리했다.
키움, 한화 제쳤다… 신한, 순자산 1조 '목전'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 상위 8개 운용사의 순자산 합계는 88조3944억원으로 전월 대비 0.9%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모든 운용사가 규모를 키운 가운데 삼성운용만 유일하게 몸집이 줄어든 게 눈에 띈다.
삼성운용의 ETF 순자산은 전월 대비 0.9% 줄었다.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할 때 2배의 이익을 얻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순자산이 한 달간 7774억원이나 줄어든 영향이다. 개인투자자의 예상과 달리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면서 투자금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추격자' 미래에셋운용은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의 성장세에 힘입어 순자산 규모를 키웠다. 지난 2월 말 4000억원대 수준이었던 KOFR ETF는 지난달 1284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5000억원대로 몸집을 불렸다.
중위권에서는 순위 바뀜이 나타났다. 키움운용이 한화운용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KOSEF 200'과 국채에 투자하는 'KOSEF 국고채10년'이 각각 1150억원, 165억원의 자금을 흡수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월배당 ETF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신한운용은 순자산 1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신한운용의 3월 말 순자산총액은 9317억원으로 전월 대비 10.9% 증가했다. 배당금을 꾸준히 주는 미국 기업 100종목에 투자하는 ETF인 'SOL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성과를 낸 덕이다. 지난달 SOL 미국배당다우존스는 425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KOFR ETF 잘나가네…한화, NH-아문디도 상장
지난해 4월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출시한 KOFR ETF가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NH-아문디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도 지난달 14일 'ARIRANG KOFR금리'와 'HANARO KOFR금리액티브(합성)' 등 KOFR ETF 상품 2종을 선보였다.
KOFR은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금리로, 한국예탁결제원이 산출하는 우리나라의 무위험지표금리다.
무위험채권이라고 할 수 있는 국채와 통안증권을 담보로 삼아 금리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이 낮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 덕분에 개인과 기관의 여유자금이 KOFR ETF에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4월 삼성운용이 상장한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는 지난달까지 3조1435억원을 끌어모았으며,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운용이 상장한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도 4400억원을 흡수했다.
이번에 새롭게 상품을 낸 한화운용은 기존 상품과 차별화를 위해 현물 복제 방식을 선택했다. 다른 3개 ETF는 합성형 상품으로 거래 상대방으로부터 ETF 수익률을 보장받고 있다.
차별화 전략의 영향으로 지난달 출시된 KOFR ETF 2종 중 한화운용 상품에 압도적으로 많은 자금이 몰렸다. ARIRANG KOFR금리는 지난달 순자산총액이 583억원 증가한 반면 HANARO KOFR금리액티브(합성)은 2000만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