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속 당분간 정치적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주식시장도 제한적인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주가가 하락한 만큼 시가배당률이 높아지면서 배당주에 대한 매력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탄핵정국이 해소되고 새 대통령 선출 시 상법개정 등 ESG에 대한 관심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10일 리포트를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투자 심리가 부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9일 한국 주식시장은 개인투자자가 주도적으로 순매도를 이어갔다. 코스피 지수는 2.78%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5.19% 하락 마감했다. 개인이 886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7일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부결되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이다. 오는 14일 다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예정되어 있지만 여당의 표결 불참이 이번에도 이어진다면 정치 불확실성은 더욱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정국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의 4분기 빅배스(통상 4분기에 부실자산을 반영하면서 나타나는 저조한 실적현상) 및 내년 기업이익 추정치 햐향 등의 요인이 및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국내 주가 지수의 약세흐름을 지속시켰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동안 매도행렬을 이어갔던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매수세로 돌아섰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9일 개인투자자가 국내 주식을 매도할 때 기관투자자는 6920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투자자도 1000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연기금이 주도적으로 순매수를 이어갔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주가 흐름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과거 탄핵 사례를 고려할 시 탄핵 이슈 이후 주가는 글로벌 경기사이클에 연동되었다는 점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탄핵정국이라는 정치적 불안요소뿐만 아니라 연말 및 연초에 이루어지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하폭 축소, 미국 부채한도, 예산안 등 대외적인 이벤트까지 고려하면 결국 국내 증시는 제한적인 박스권 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나마 투자자에게 희망적인 부분은 주가가 내려간 만큼 시가배당률(배당금이 배당 기준일 주가의 몇 퍼센트인지 나타낸 것) 높아져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은 축소되었지만 주가 하락에 따른 시가배당률이 높아지면서 배당주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고, 단기적으로 연말 배당여력이 있는 통신업종에 대한 선호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NH투자증권은 탄핵정국이 해소되고 새로운 대통령 선출 국면으로 진입하면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상법 개정안 등 ESG에 대한 관심도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 고유의 강점인 케이컬쳐(K-Culture)관련 업종인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음식료 업종에 대한 관심도 재부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