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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통과 가시권 '상법 개정안', 주주 간 이해상충 '줄어들 것 vs 늘어날 것'

  • 2025.02.25(화) 09:12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상법 개정 24일 국회 법안소위 통과
증권가 "주주간 이해상충 문제 해소VS 이해상충 더 늘어날 것"
상장협 "상법 개정안 문제 지적했지만 수용 안 돼" 우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제1소위원회를 열었다. 박범계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백지현 기자 jihyun100@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는 지난 24일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을 의결하고 전체회의로 넘겼다. 여야 간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지만 야당 주도로 법사위 소위 문턱을 넘었다. 

앞으로 26일 법사위 전체회의 의결, 27일 국회 본회의 상정 및 표결 절차만 거치면 이사의 주주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우리 자본시장에 자리매김하게 된다.

시장의 분석은 양 갈래로 나뉘었다. 한국 자본시장의 고질적인 병인 주주간 이해상충 문제가 이번 상법 개정안으로 해소되어 결과적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한국 주식시장 저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은 늘어나겠지만 그만큼 미래 성장에 투자할 자금이 줄어들고 주주환원을 둘러싼 경영진과 일반주주의 이해상충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상반된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는 25일 상법 개정 관련 보고서를 내고 이번 개정안이 향후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박건영 KB증권 연구원은 "주주 간 이해상충, 즉 지주회사의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와의 이해상충은 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시 기업집단 내 동일인의 지배력이 강화됨과 동시에 소속회사 수가 증가하면서 구조적으로 발생하는 이슈"라며 "지주회사의 순자산가치 디스카운트 주요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주주 간 이해상충"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만큼 향후 지주회사의 주주 간 이해상충 및 순자산가치 디스카운트 축소 여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번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해 자본시장에 자리 잡으면 주주 간 이해상충으로 인해 발생하는 저평가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상법 개정안으로 인해 오히려 주주 간 이해상충이 늘어나고 경영권 분쟁,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안 통과로 소액주주의 이익 침해행위를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향상 및 국내 상장기업의 신뢰도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배당,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이 늘어나면 그만큼 미래 성장에 필요한 연구개발(R&D)자금이 축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자금이 축소되면 성숙기에 접어드는 기업보다 초기 성장기의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다"며 "상법 개정안으로 인해 성장주보다는 이미 현금성 자산 보유비율이 충분히 높은 기업들, 즉 가치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정환 연구원은 "또 상법 개정안이 기업 경영진과 주주 간의 이해 상충을 심화시킬 우려도 존재한다"며 "주주는 배당증액을 넘어 자사주 소각까지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상법 개정안 통과 이후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일부 행동주의펀드가 기업 의사결정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경우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주주-경영진의 이해상충, 주주 간 경영권 분쟁, 적대적 M&A 시도가 늘어나는 장애물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상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한국상장회사협의회(상장협)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를 담은 상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전달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소송 리스크와 투기자본 공격 가능성이 커져 기업 경쟁력 하락,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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