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은 현실이 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가 레버리지 ETF 관련 대책으로 기본예탁금 상향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14일 주요 증권회사 대표들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관련 긴급회의를 열어 기본예탁금 상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하는 금융위원회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긴급히 마련한 자리에서다.
현재 레버리지 ETF를 매매하기 위해서는 투자 성향과 등급에 따라 최소 50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의 기본예탁금이 증권계좌에 있어야 하는데 이 금액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레버리지 ETF가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손실 우려도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 판단한 모양이다.
그러나 기본예탁금 상향으로 진입장벽을 단숨에 높이는 문제는 이미 레버리지 ETF 시장에 진입한 상당수 투자자에게 그대로 적용할지부터가 관건이다. 일괄적으로 새 기준을 적용하면 추가 매매를 어렵게 만들어 손실 매도 외에는 출구전략이 없게 만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정교한 대책없이 예탁금만 높일 경우 자금력이 부족한 투자자들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예탁금 산정시 대용평가금액에 포함하는) 다른 주식까지 계좌에 묶어둬야하거나, 또다른 신용융자에 나설 가능성, 그로 인해 빚투를 더 부추기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제시하면서도, 정작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이자(예탁금이용료율)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이 예탁금만 높이겠다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가 계좌에 예탁금을 넣어두면 증권사는 이 돈을 굴려서 이익을 남겨 일부를 투자자에게 이자로 돌려준다. 이 과정에서 증권사가 예탁금을 굴려서 얻는 운용수익률(A)은 평균 2% 중후반이다. 반면 투자자에 지급하는 이자(B)는 1% 남짓인데 제로금리에 가까운 1% 미만도 적지 않다. 운용수익률과 이자의 차이(A-B)는 곧 증권사가 예탁금으로 벌어들이는 이자마진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애초 거래단위가 커서 예탁금 기준이 무의미한 허들이란 점을 고려하면 예탁금 상향은 사실상 개인투자자의 현실에만 존재하는 비대칭적 규제이자 가장 손대기 쉬운 규제다.
레버리지 ETF 문제가 과연 예탁금 기준이 낮아서 생긴 것이냐는 근본적 질문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금융투자협회가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예탁금을 높이겠다면서, 그에 합당한 이자율 개선 등 자정노력을 균형있게 거론하지 않는 것은 아쉬움을 넘어 무책임한 모습이다.
앞으로 레버리지 ETF를 거래하려면 강제로 증권사에 '초저리 예금'이나 주식(대용평가금액)을 더 맡겨두라는 얘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ETF 교육을 유료로 진행하며 수십억원대 특별수입을 챙기고 있는 금융투자협회가 투자자 교육 관련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 또한 무책임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도입한 지도 벌써 두 달, 그 이전부터 준비해온 사전교육 기간까지 고려하면 부실한 전산 시스템, 허술한 교육의 질에 대한 개선시간이 충분했음에도 여태껏 관련한 공식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금융투자협회가 자율규제 기능을 담당하고, 레버리지 ETF 교육을 전담하는 것은 당국으로부터 그 권한을 위임받은 것에서 출발한다. 위임받은 권한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요량이라면 차라리 더 책임 있는 기관에 맡기는 것이 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