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실속을 갖춘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불과 2년전에는 벌어들이는 돈보다 비용이 많이 나가 적자에 허덕이던 벤처기업이었다. 지난해 7월 선보인 게임 사업의 성공으로 작년 한해 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전년만해도 적자가 127억원에 달했다. 카카오의 흑자가 계속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 주력 사업 '중개와 광고'
현재 카카오의 사업 모델은 중개와 광고 크게 2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중개 부문은 게임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로 카카오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전체 매출 461억원 가운데 68%인 311억원이 중개 부문에서 나왔다.
광고 부문은 기업용 광고 플랫폼인 플러스친구 등에서 발생하는 매출이다. 광고주가 카카오 플랫폼에 입점할 수 있는 일종의 자릿세인 셈이다. 지난해 광고매출은 전체의 26.2%인 121억원을 기록했다.
이외 모바일쿠폰이나 디지털 아이템 등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친구들에게 보내는 '선물하기'나 카카오톡에서 사용하는 이모티콘 등 아이템을 판매하는 '아이템스토어', 콘텐츠 유통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패션정보 서비스 '카카오스타일' 등이 카카오의 사업이다.
카카오는 올해 들어서도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주력인 카카오게임에 입점하는 게임수가 늘고 있고 광고 플랫폼인 플러스친구의 파트너수도 계속 증가 추세다.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관련업계에선 올해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신 보고서에서 카카오게임의 평균 매출과 카카오페이지 등 신규 수익 모델을 고려해 올해 2500억원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 2011년, 2012년 연간 매출 내역 (단위:억원)]
◇ 해외 진출 만만찮은 비용
카카오는 지난해 게임 사업에 뛰어들면서 실적이 개선됐으나 계속 웃을 수 있을 지는 두고봐야 한다. 들어가야할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단 카카오톡 가입자 수가 늘면서 서버 구축비가 늘고 있다. 서버 운영비는 지난해 18억원으로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가입자가 늘면 그만큼 인력도 필요하다. 카카오는 지난 2006년 12월 설립 당시 직원수가 5명이었으나 현재는 400명으로 급증하면서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인건비는 192억원으로 전년 62억원에서 3배 가량 늘었다.
가장 큰 돈이 드는 곳은 마케팅이다. 가입자 수를 확대하기 위해선 서비스를 대중에 알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TV 광고나 이벤트 등에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 모바일 메신저는 초기 가입자 증가와 선점효과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NHN의 경우, 라인 가입자 수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고, 올해에도 전체 마케팅 비용을 1500억원으로 잡았다. NHN은 지난해 일본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1억명의 라인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올해에는 미국과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인이 짧은 순간에 급속히 성장한 배경도 젊은 이용자를 잡기 위해 아이돌 가수 등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한 광고나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선 그만큼 투자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카카오의 기업공개(IPO)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해외 진출과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카카오측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선 1100억원 이상의 마케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