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바일메신저 1위 자리에 오른 '카카오톡'의 성장 속도가 벌써 둔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PC 메신저 시장을 주도했던 'MSN'이나 '네이트온'의 사례에서 보듯 이용 환경이 바뀔 경우 카카오톡도 지금의 '국민 메신저' 지위를 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넬슨 코리안클릭은 지난 28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초 스마트폰 보급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카카오톡의 네트워크 확산속도가 둔화됐다"라며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진입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톡은 국내 스마트폰 도입기인 지난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카카오톡의 가입자수 증가 속도도 갈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안클릭은 서비스 사용시간을 기준으로 카카오톡은 지난해 9월 중순을 기점으로 성장세의 변곡점을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 시기 이후로 성장 속도가 이전과 달리 하락세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에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메신저 네트워크를 활용해 카카오스토리나 게임 등 다양한 서비스를 출시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톡도 자칫 바뀐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면 MSN이나 네이트온처럼 시장 지배자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카카오톡은 모바일 이용 환경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전되는 초기에 등장해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며 1위 지위를 지키고 있다.
메신저 서비스는 특성상 이용자들이 쉽게 네트워크를 전환하지 않기 때문에 초기 시장을 선점한 곳이 유리하다. 다만 어떠한 이유로 이용자들이 네트워크를 전환하기 시작하면 주도권을 상실한 서비스는 곧바로 시장에서 영향력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PC 인터넷 초기에 MSN 메신저는 간편한 인터페이스와 뛰어난 접근성으로 메신저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를 끌어들여 2001년 국내 시장 1위 자리에 올랐다.하지만 후발 주자인 네이트온에 밀려 2005년 3월 1위 자리를 내주고 만다. 당시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온에 미니홈피 '싸이월드'를 연동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네이트온 역시 스마트폰 시대에 대응하지 못하고 PC 메신저에 정체하면서 카카오톡에 밀려나고 말았다.
코리안클릭은 "MSN과 네이트온은 5년 내외 네트워크의 영향력을 유지한 뒤 대체재에 의해 네트워크가 해체되는 동일한 현상이 목격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카카오톡의 최대 경쟁상대는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아시아 전역으로 세력을 확대하는 네이버의 '라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리안클릭은 "라인은 국내에서 후발 사업자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으나 해외에서 인정받은 서비스 품질과 영상통화 서비스 제공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카카오톡의 잠재적 대체재로써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