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30년을 위해 SK텔레콤 내부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사진)이 지속가능성을 위한 조직변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하 사장은 29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SK텔레콤의) 현재 조직과 생각으로 앞으로 30년을 가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내부적으로 변화가 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변화에 대해) 여러가지 아이디어 갖고 있고 SK텔레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구성원들도 변화해야 겠다고 많이 느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시도는 많이 했는데 성공한 부분도 있지만 얼마 못가 원위치 된 부분도 있어, 이번에는 진득하게 해보려고 한다"면서 "변화를 주려면 프레임을 바꿔야 하고, 프레임이 바뀌면 생각이 바뀌고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성과로 연결될 것이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30년 동안 국내 이동통신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향후 30년은 보장받지 못한다는 위기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 이에따라 하 사장은 조직과 사고의 변화로 사업변화를 꾀하려는 분위기다.

◇"미래는 ICT노믹스 시대"
그렇다면 SK텔레콤이 꾀하려는 사업변화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그 해답으로 하 사장은 'ICT 노믹스(ICT + Economics)'를 화두로 던졌다. 19세기 석탄과 철을 차지한 나라가 세계를 이끌었듯, 미래는 ICT를 지배하는 나라가 세계를 선도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ICT 노믹스는 인공지능이 적용된 모든 사물과 인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디지털화 된 산업이 융합·재편됨으로써, ICT가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의 촉매로 작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를 뜻한다.
하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 앞서 열린 'ICT 발전 대토론회' 기조발표를 통해 "앞으로는 ICT가 촉발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생활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이를 ICT노믹스로 정의했다. 하 사장은 "오늘 발표를 위해 공부를 했는데, 과연 미래 30년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생각했다"면서 "미래는 인간, 기계, 산업이 모두 연결되고 최적화 돼 사회 전체의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시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른바 ICT노믹스가 변화를 촉발할 것이란 설명이다.
하 사장은 "ICT 노믹스 시대에는 혁신기술이 태동과 쇠퇴를 반복했던 과거와 달리 모든 산업 영역에서 탄생한 디지털 혁신의 결과물이 연결·융합하면서 끊임없이 혁신을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하 사장은 "ICT 노믹스의 특징은 인간을 이해하고 닮아가는 기술의 성숙, 사람과 기기 및 가상과 현실을 포함한 모든 것의 연결로 요약된다"고 말했다.
인간을 이해하고 닮아가는 ICT 기술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융합으로 실현중이다. ICT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은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기술로 진행되고 있다.
하 사장은 "빅데이터 인프라와 인공지능 기술이 융합된 지능형 플랫폼은 향후 10년간 최대 격전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뒤 "ICT 노믹스 시대에는 스마트폰을 넘어선 스마트사물(Smart Things)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3D프린터, 스마트홈, 무인 물류운송수단 등 산업과 생활 전반의 효율화를 촉진하는 스마트사물의 등장은 기존 제품 제조·사용방식의 일대 혁신을 일으킬 것이란 분석이다.

◇"ICT노믹스 경쟁력 만든다..5G·IoT 중심"
하 사장은 "ICT 노믹스 시대를 맞아 SK텔레콤이 세계 최고의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와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오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5G 시범서비스를 시현하고, 2020년 상용화를 통해 세계 최초 5G 이통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5G 이동통신은 4세대(4G) 이동통신인 LTE의 1000배 이상 속도를 기대하는 기술이다. 미래부는 5G가 상용화되면 장비 및 서비스 부문에서 이후 7년간 국내에서만 552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44조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생기고 58만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또 SK텔레콤은 IoT에 기반한 새로운 솔루션을 조기 구체하기로 했다. 특히 성장 잠재력이 큰 헬스케어, 보안 분야와 비콘 등 근거리 네트워크 기술 분야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착한 ICT노믹스 프로젝트도 추진
이와함께 SK텔레콤은 ICT 노믹스의 가치를 누구나 걱정없이 누릴 수 있게 끔 '착한 ICT노믹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돈만 버는 기업이 아닌 ICT의 건전한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연내 착한 ICT 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착한 ICT 연구소 설립은 하 사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ICT 노믹스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변화는 더 빠른 변화가 아닌 더 나은 방향으로의 변화라는데서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 사장은 "맹목적 성장을 위한 기술발전 보다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한 기술발전, 곧 착한 ICT노믹스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착한 ICT 연구소는 ICT 노믹스의 부작용 연구와 대안을 마련할 전문기관으로, 대학·기관과 연계해 사이버 중독, 개인정보보호 등 ICT노믹스의 부작용과 대안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또 ICT 부작용 예방·치료를 위한 착한 ICT 캠페인, 전통산업 스마트화도 병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