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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CB를 발행한지 정확히 3년이 지난 올해 1월 100억원을 상환했다. 이어 6개월 뒤인 지난 21일에도 100억원을 추가로 갚았다. 물론 이자도 총 21억원가량을 추가로 지급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CB 조기 상환에 나서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주식 전환가격 대비 현 주식 시세가 변변치 않기 때문이다. 발행 당시 2만845원이던 전환가는 2012년 이후로는 주가 하락에 따른 가격 조정 즉, ‘리픽싱(Refixing)’으로는 더는 낮출 수 없는 1만5547원으로 고정된 상태다.
반면 2011년 이후 적자가 계속되면서 주가는 CB 주식 전환이 가능해진 2012년 1월 이후 단 한 번도 전환가를 넘어선 적이 없다. 올들어서도 3000~5000원대를 오르내리며 현재 4065원(21일 종가)에 머물고 있다. 채권자로서는 주식 전환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이 CB는 현재 발행 3년째 되는 날과 이후 6개월마다 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을 행사할 수 했다. 올들어 주성엔지니어링의 잇단 조기 상환은 시세 차익 메리트를 갖지 못한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 때문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남은 100억원도 만기를 1년 앞둔 내년 1월 추가로 상환해야할 처지다.
주성엔지니어링으로서는 주가만 뒷받침됐으면 CB를 상환하지 않고 자본화할 수도 있었던 기회를 상실해 버리고 있는 셈이다. 나아가 지난 11일 끝난 213억원(발행주식 700만주·주당발행가 3045원) 유상증자도 CB 상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것에 다름 아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2011년 1월 별도로 정책금융공사를 대상으로 3회차 사모 CB 300억원 발행한 바 있다. 이 CB 또한 전환가와 주가간의 큰 괴리로 인해 단 한 주도 자본화되지 못한채 올해 1월 만기 상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