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미국 1차 특허소송 항소심 첫 재판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열렸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고 1심 배상액도 지나치게 비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은 1심 판결이 정당하다고 반박했다.
이번 항소심은 두 회사가 미국 특허소송 1심 최종 판결에 대해 불복해 각각 항소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두 회사의 특허소송 1라운드는 지난 2012년 8월 배심원단이 "삼성은 애플에 10억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하면서 애플의 완승으로 끝난 바 있다. 이 평결액은 재판장의 최종판결 과정에서 9억3000만달러(현재 환율로 1조337억원)로 소폭 줄어들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8월 미국을 제외한 세계 9개국에서 벌여온 특허전을 모두 중단키로 합의한 바 있다. 두 회사가 화해 분위기로 돌아섰다기 보다 스마트폰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특허전에 더욱 집중하기 위한 의도로 볼 수 있어 이번 항소심에 어느 때보다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측 변호인은 삼성 스마트폰이 아이폰 디자인과 외관을 모방하지 않았으며 1심에서 나온 배상액 규모가 너무 높다고 주장했다. 캐서린 설리반 변호사는 "특허를 침해한 삼성폰의 전체 이익을 배상액으로 산정한 것은 터무니 없다"라며 "이는 자동차 내 컵 손잡이 디자인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자동차 전체 이익을 배상금으로 물게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 제품에는 애플 로고나 홈버튼이 없고, 스피커 슬롯도 다른 곳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애플측 윌리엄 리 변호사는 "이는 컵 손잡이 문제와 다르다"라며 1심 배상액 판결이 정당하다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애플이 지난 2007년 아이폰을 처음 내놨을 때에는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혁명을 가져왔으나 동시에 모방자들이 난립했었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이 나오자 삼성 역시 독특한 제품으로 추격을 시작했으나 시장 점유율은 곤두박칠쳤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몇달 만에 삼성은 아이폰과 동일한 무언가를 내놓으며 애플을 따라잡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