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국내 통신시장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으로 보조금 경쟁이 제한됐다. 올 상반기엔 데이터중심요금제 발표로 음성무제한이 이뤄졌다. 모두 통신사에겐 실적 감소요인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통신3사의 실적은 감소했을까.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의 2015년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모두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KT는 서비스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상품매출이 29.4%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전년동기 대비 3.6% 줄었다. SK텔레콤은 상호접속요율 인하에 따른 망접속수익 감소 및 가입비 폐지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영업매출은 증가했지만 단말매출이 28.8%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4.1% 줄었다.
통상 매출 감소는 영업이익 감소의 요인이다. 하지만 매출 감소가 다른 한편에서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원인이 돼 영업이익이 오히려 올랐다.
특히 단통법으로 보조금 경쟁이 제한되자 마케팅비용이 눈에 띄게 줄었다. KT는 올 2분기 중 마케팅비용 6742억원을 써 전년동기 8233억원 보다 1491억원(21.8%↓)이나 줄였다. SK텔레콤은 7400억원을 써 전년동기 8250억원 보다 850억원(10.3%↓), LG유플러스는 4757억원을 써 전년동기 5497억원 보다 740억원(13.5%↓) 각각 줄였다. 시장규모가 안정화 되고 가입자 해지율이 감소한 것이 마케팅비용 감소의 주요인이다. 하반기에도 규제상황이 변화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또 단통법으로 단말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기기변경 중심으로 소비패턴이 바뀌자, 판매수수료도 줄었다. KT는 올 2분기 중 판매관리비 4777억원을 집행해 전년동기 6955억원 대비 2178억원(31.3%↓)을 아꼈다. SK텔레콤은 지급수수료 및 판매수수료 공통항목으로 1조2620억원을 지불해 전년동기 1조3640억원 보다 1020억원(7.5%↓)를 줄였다. LG유플러스도 판매수수료 3144억원을 써 전년동기 5412억원 대비 2268억원(41.9%↓)이나 감소시켰다. 이는 고스란히 영업이익에 반영됐다.
데이터중심요금제 역시 가입자당매출(ARPU)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2분기 중 무선ARPU는 3만4879원으로 1분기 3만4389원 보다 올랐다. SK텔레콤도 2분기 4만4071원으로 1분기 4만3484원 보다 올랐고, LG유플러스 역시 2분기 3만6173원으로 1분기 3만5793원 대비 상승했다.
SK텔레콤 이용환 재무관리실장은 "(데이터중심요금제 도입 초기) 제일 낮은 2만원대 음성무제한 가입자가 많았고, 과거보다 데이터사용량이 합리화 되는 추세를 보였다"면서도 "반면 과거에는 높은 요금제에 가입했다가 몇 달뒤 낮추는 패턴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실질적 요금제를 선택하면서 초반 상위요금제로 가입하는 사람도 있어 장기적으로는 ARPU가 상향할 것이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김영섭 경영관리실장도 "(데이터중심요금제 도입후) 첫 현상은 제일 싼 29.9요금제로의 가입자 이동이었지만, LG유플러스가 특화하고 있는 비디오전용요금제도 견조한 만큼 전체적인 ARPU 하향요인은 매우 적다"면서 "오히려 데이터중심요금제는 비디오포털 전략을 내세운 우리의 전략과 어울려 향후 ARPU 성장에 긍정적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다만, 요금할인선택제는 변수다. 가입자가 단말기 할인을 받지 않는 대신 선택적으로 20%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로, 4월24일부터 시행됐다. 이는 직접적으로 통신사 매출감소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도 도입 초기에는 가입률이 급증했는데, 현재는 초기 대비 안정화 상태"라면서 "향후 급격한 (가입자)추가확대는 예상되진 않지만, 이에 따른 일부 매출감소는 관측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