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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 회계법]①제각각 ARPU..'KT 기준 바꾼다'

  • 2016.09.12(월) 18:01

SK텔레콤·LG유플러스 APRU 기준도 달라
주요지표로 투자자 혼선 불러올 수 있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의 주요 회계지표가 회사마다 계산방식이 다르다. 마케팅비용, 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ARPU·알프), 매출액 등이 대표적인 예다. 긍정적 숫자를 키우는 데이터는 관련 지표를 계산할 때 넣고, 부정적 숫자를 품은 데이터는 빼는 식이다. 하지만 이는 통신사 최고재무책임자 혼자 보는 데이터가 아니라, 투자자들의 판단지표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통신사 회계지표 논란을 살펴봤다. [편집자]

▲ (왼쪽부터) 황창규 KT 회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KT가 가입자 1인당 평균 매출(ARPU·알프) 계산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료, 멤버십 연계 데이터 쿠폰 등을 자사 매출로 회계처리해 ARPU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자 바로잡기로 한 것이다. 미래창조과학부가 통신사 ARPU 계산방식을 표준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KT가 이같은 행보를 보여 통신사마다 제각각인 ARPU 계산방식이 바뀔지 주목된다.

◇KT, ARPU 부풀리기 지적일자 "조정 검토"

KT 관계자는 12일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료와 멤버십 연계 데이터 쿠폰을 매출로 잡았던 회계 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료와 데이터 쿠폰을 매출에서 제외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는데, 시기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2분기 KT ARPU가 3만6527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SK텔레콤(3만6205원)을 넘어서면서 경쟁사들이 KT의 ARPU 계산 방식에 의구심을 제기해 논란이 지속된 데 이어 이번에 KT의 개선 방침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앞서 KT는 보험사 매출로 봐야 할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료를 자사 매출에 포함하고, 비용으로 인식해야 할 데이터 쿠폰을 매출로 봤다는 지적을 업계 안팎에서 받았다. 경쟁사 관계자는 "휴대폰 보험은 보험사 가입자에게 대행 판매하는 것이므로 매출로 잡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그래픽 : 유상연 기자 prtsy201@


◇SKT·플래닛 매출이 통신 ARPU에 포함…LGU+, 매출 적은 웨어러블 제외

KT뿐만 아니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ARPU 산정 방식이 제각각이다.

SK텔레콤의 경우 ARPU에 SK플래닛 매출도 일부 포함했다. SK플래닛의 위치정보료, 앱 수수료 등이 SK텔레콤 매출로 인식되는 것이다. KT와 달리 SK텔레콤은 이를 바꿀 계획이 현재까지 없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플래닛 매출은 SK텔레콤 무선 사업과 연관돼 있는 수수료이기도 하고, 금액도 미미하며, 기존에 인식했던 매출을 갑자기 제외하면 오히려 왜곡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변경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웨어러블 등 '세컨드 디바이스' 매출을 ARPU 계산에서 제외한다. 가입자와 매출액이 미미하다는 이유에서다. ARPU를 낮추는 요인을 지운 셈이다. 이와 달리 SK텔레콤과 KT는 세컨드 디바이스 매출을 ARPU 계산에 포함한다. 특히 SK텔레콤은 웨어러블 가입자가 50만여 명으로 KT와 LG유플러스를 합한 17만여 명보다 훨씬 많아 ARPU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 웨어러블 기기기인 '키즈폰'의 경우 월 요금이 8000원 수준에 불과해 ARPU를 하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통사마다 APRU 계산방식이 달라 투자자들의 혼선을 초래하고 있어 미래부가 지난 9일부터 이통사 담당자들과 협의에 들어갔다. 일종의 '표준계산법' 찾기에 나선 것이다. 

다만 반발도 만만찮을 전망이다. 정부가 투자자용 기업설명(IR) 자료에 개입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기업의 성장성을 보고 투자 판단을 하는데, 기준을 갑자기 바꾸면 새로운 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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